「동기유발 아동교육법」도입 재능개발연 김희모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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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어린이의 조기교육은 모국어를 자연스럽게 익혀가듯 자발적으로 배우게 해야 합니다.』 한국에도 조기교육의 열기가 대단하지만 대부분 어른의 입장에서 강요하는 식이 많다고 우려하는 한국재능개발연구회장 김희모 박사(71).
그는 오는 5월 자신이 도입하고 개발한 교육법으로 공부한 「한일 청소년 합동 협주곡의 밤」을 마련하고 내년 8월에는 30개국에서 3천여 명이 참가하는 재능개발 세계대회를 한국에 유치해 올바른 조기교육법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욕에 가득차 있다.
일명 「스즈키 메소드」라 불리는 그의 재능개발방법은 일본의 스즈키 박사가 고안한 「동기 유발 교육법」으로 김 회장에 의해 70년 초 우리 나라에 소개됐다.
만주 뤼순 의학전문·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청주에서 개업한 피부과의사였던 김 회장은 우연히 스즈키 박사의 저서를 보고 저자를 일본으로 찾아가 만난 후 의사직을 그만두고 75년부터는 이 일에 매달리게 됐다.
이 교육법은 감성개발, 집중력 및 기억력 증진, 자아개념 형성, 창의성 증진 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악기연주를 이용하거나 「평생교사」인 어머니의 적극적인 참여로 효과를 높이는 것이 특징.
현재 청주에 본부를 두고 서울·부산·마산·전주 등의 지부를 통해 전국 64개 유치원과 음악학원 등에 이 교육법을 실시중인 그는 바이얼린을 가르치는 경우도 혼자하기보다 여럿이 함께 하게 함으로써 자신이 틀리게 연주할 경우 남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 스스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도록 한다.
음의 강·약을 가르칠 때에도 한 어린이의 눈을 가리게 한 후 그 아이가 감춰진 물건의 장소에 근접해 갈 때 주변의 어린이들이 소리의 톤을 높임으로써 힌트를 주고 물건을 찾게 하는 놀이방법을 통해 배움을 은연중 전달한다.
영어나 일어·중국어 등 외국어를 가르칠 때도 교사와 학생이 언어 구분 없이 한 반에 들어가 서로 다른 언어로 질문하고 대답하게 하는 등 호기심을 강하게 유발시켜 외국어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쉽게 습득할 수도 있다는 감각을 심어준다.
한자를 가르칠 때에도 거북의 모양을 해당 한자인 「귀」와 견주어 보게 한다든가, 어린이가 친숙하게 느끼는 이야기를 덧붙여 글자에 대한 기억이 쉽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음악교육을 시키는 어머니들에게 악보교육보다는 듣게 하는 교육을 우선하라고 조언한다. 이런 방법으로 교육받은 어린이들은 좋은 학습성과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훌륭한 단체생활 적응, 강한 봉사정신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스즈키 바이얼린 회사를 설립한 스즈키가에서 자라 독일에서 바이얼린을 배운 스즈키씨가 아인슈타인 등 천재들과의 교분에서 영향을 받아 일본의 패전 이후 「전쟁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욕으로 고안한 이 교육법은 현재 미국·호주·캐나다 등 30여개국에 소개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김 회장은 전한다.
그는 5월에 개최될 「한일 청소년 합동 협주곡의 밤」에서는 인간애와 행동정신이 소리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더해주는가를 보여줄 계획이며 30여개국의 대표들이 참여하는 내년의 세계대회를 통해 각국의 교육가들이 개발한 보다 좋은 유아교육법을 국내에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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