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각총리에 김영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한이 11일 내각 총리에 김영일(66.사진) 육해운상을 새로 선임했다. 북한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 11기 5차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2003년 총리 자리에 오른 박봉주는 4년 만에 물러났다. 박 전 총리는 지난해 초 전력공급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노동당.국방위원회 등과 갈등을 빚어 근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김영일 신임 총리는 1998년 장관 격인 육해운상에 임명돼 지금까지 장관직을 유지해 온 운송 분야의 전문 경제관료다. 6자회담 대표를 역임한 외무성 부상 김영일과는 동명이인이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연형묵의 사망으로 공석이었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는 김영춘 북한군 총참모장을 선임했다. 현역군인인 김 신임 부위원장은 현재 계급이 차수로 국방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북한은 또 올해 예상수입을 지난해보다 5.9% 늘어난 것으로 책정해 4333억원(북한 원. 30억9000만 달러, 1달러=140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회의에서는 올해 국방비로 총 예산의 15.8%를 책정, 684억7000만원(4억89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의에서 노두철 내각 부총리는 지난해 사업 결과와 내년도 과업을 보고하면서 "당의 농업혁명 방침을 철저히 관철해 인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서 획기적 진전을 이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대의원 687명 중 593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6자회담과 '2.13 합의' 등으로 기대를 모았던 핵 문제와 관련한 언급이나 경제개혁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조치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영종 기자

◆ 김영일=우리의 옛 교통부에 해당하는 북한의 육해운부(현 육해운성) 말단 직원으로 출발해 총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운송 전문가 출신으로 98년부터 지금까지 장관 격인 육해운상으로 재직해 왔다. 함경북도 나진 해운대학 출신으로 61년부터 9년간 북한군에 복무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