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석유기업 유코스-시브네프티 합병협상 완전 결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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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러시아 2위 석유기업 유코스와 5위 시브네프티간 합병 협상이 완전히 결렬됐다고 러시아 라디오 방송 '모스크바의 메아리'가 9일 보도했다.

두 회사가 합병됐을 경우 세계 4위 석유 메이저가 될 상황이었다. 방송은 양사가 새로 탄생할 합병 회사인 '유코스-시브네프티'의 경영진 선정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러시아 기업 역사상 최대의 거래로 기대를 모았던 양사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엑슨모빌.셰브론텍사코 등 다국적 석유회사들이 시브네프티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 경제계에서는 시브네프티의 최대주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 뒤 유코스 대주주들에게 "합병 회사의 주요 자리를 양보하라"는 최후통첩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시브네프티는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일방적으로 합병 협상의 중단을 발표했었다.

총 1백30억달러 규모의 거래로 알려진 러시아 주요 석유기업간 협상이 완전히 결렬됐다는 소식에 러시아 증시에서 유코스 주가가 5.5% 하락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유코스와 시브네프티는 '합병 협상 완전 결렬'보도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합병 계획을 발표한 유코스와 시브네프티는 10월 말까지 합병 절차를 완료해 석유.가스 매장량 1백94억배럴, 일일산유량 2백30만배럴을 갖춘 세계 4위 석유메이저를 출범시킬 예정이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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