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남의 삶 - 탐라국 유일레저타운 현상훈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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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위에만 앉으면 가슴이 확 트이고 스트레스가 싹 사라집니다."
현상훈(40) 탐라국 유일레저타운 대표가 주변 사람들에게 승마를 예찬할 때 하는 말이다. 주 2~3회 1시간 정도 승마를 하는 그는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승마 횟수를 지금보다 늘릴 생각이다.
업무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승마만 한 게 없다는 생각에서다. 체중감량은 부수적 효과다. 그는 최근 승마를 통해 5㎏을 뺐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그에게"신선이 된 것 같다""표정이 무척 밝아졌다"며 비결을 묻는다. 하지만 그도 10년 전만 해도 건강이 나빴다. 그가 3년간 열정을 쏟아부었던 사법고시를 중도에 포기하면서부터였다.
그는 1993년부터 3년간 사법고시에 매달린 끝에 1차 시험을 통과했다. 하지만 건강 악화를 무릅쓰고 2차 시험을 치렀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고시를 포기한 그 무렵 그는 우연히 승마를 배웠다.
고향인 제주도에서 외삼촌이 경영하던 특산물 유통업을 돕던 중 몽고에서 온 마상 쇼단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우연한 기회에 마상 쇼단의 주선으로 몽고에 갔다가 그곳에서 우연히 말을 타게 된 뒤로 승마에 흠뻑 빠지게 됐습니다."
몇 번 말 위에서 떨어져 넘어지기도 했지만 씨름·테니스로 단련된 그는 툭툭 털고 일어났다.
그는 초등학교 때는 씨름을, 중학교 때는 테니스를 했다. 두 종목 다 제주도 대표 선수였다.
40일 정도 몽고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말을 타면서 승마에 입문한 그는 2000년 한국에서 정식으로 승마를 체계적으로 배우게 된다.
처음엔 조랑말을 타면서 승마를 배우던 그는 지금은 인디언들이 타던 날렵한 말을 탄다.
"승마를 하면 우선 집중력이 좋아집니다. 말 위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려다보면 자세교정에도 도움이 되지요. 전신 운동이 되는 것은 물론 순간 판단력도 좋아집니다."
그는 말의 움직임에 리듬을 맞추다 보면 위와 장의 운동도 활발해져 소화력이 좋아지고 변비가 없어진다고도 믿고 있다.
그는 요즘 봄을 맞아 지난해 인수한 유일레저타운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에 있는 2만5000평 규모의 유일레저타운은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마치 제주도에 온 듯 돌하르방과 사진도 찍고 돼지고기·말고기 등 전통 제주음식도 즐길 수 있습니다.'수도권 속의 제주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승마를 체험할 수 있도록 승마 체험교실도 마련돼 있다. 한라산 왕족발·한라산 순대·한라산 훈제갈비 등 각종 제주도 특산물도 이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족단위 숙박시설과 기업·단체의 연수시설도 있다.
가족들이 이곳에서 더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역마차도 곧 운영할 계획이다.
일본인 관광객을 끌기 위한 도예체험장도 곧 문을 연다.
레저타운을 찾는 사람들은 혹시 현 대표가 입구에서 날렵해 보이는 말을 탄 채"쉬영갑서예(편히 쉬다 가세요)""또 놀당갑서예(또 놀러오세요)"라는 제주도 말을 하는 것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현 대표는 자신이 소중하게 키워가는 꿈만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곳 마장리(馬場理)는 옛날 제주도에서 데려온 말을 키우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일대를 맘껏 말을 탈 수 있고, 말과 관련한 산업이 집적된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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