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민원의 배경·추이분석|일선 군수 때 문제 심각성 절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한상철 동해시장(53)이 22일 강원대에서 집단민원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 제목은 「정책 과정에서의 주민 행태에 관한 연구-집단민원을 중심으로」. 한 시장은 이 논문에서 최근 10년 동안 기초 자치 단체인 전국 11개시에서 발생한 각종 집단 민원의 원인과 북경을 분석, 집단 민원의 추이와 해소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 시장은 안면도 사태, 추곡수매를 둘러싼 농민 등의 집단행동, 핵폐기물설치 반대 등의 집단민원은 행정관리 차원을 떠나 심각한 정치·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이를 일시적인 일탈 현상으로 여겨왔다고 지적,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행정과정상 언제나 있게되는 보편적 현상으로 적극 대처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시장이 박사학위 논문으로 집단 민원을 택한 것은 최근의 집단민원이 행정추진뿐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음에도 이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데다 자신이 일선 시장·군수를 지내면서 겪은 집단 민원들 때문.
특히 지난해에는 아파트 하자 문제로 주민들로부터 집단항의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면서 이 문제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63년 고려대 법대를 졸업, 한때 교편을 잡았던 한 시장은 서울대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71년 행정고시(10회)에 합격,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84년「공부하는 공무원, 공부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고자 박사과정을 시작한 한 시장은 출석부족 등으로 4년만인 87년이 과정을 수료했으나 다섯번만에야 제2외국어 시험에 합격, 90년부터 논문을 준비해왔다.【춘천=이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