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1년 남았다/경제난 극복등 내치에 평가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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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태우 대통령이 24일로 임기 1년을 남기게 됐다.
5년단임제 대통령으로서 그의 재임 4년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87년의 민중항쟁을 6·29선언으로 극복하고 6공을 출범시킨 노대통령의 4년은 ▲북방정책 ▲민주화라는 긍정적인 평가,▲사회적 혼란 ▲경제실정이란 부정적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16년만의 민선대통령으로서 정권의 정통성·합법성 시비에선 벗어났으나 13대 총선으로 빚어진 여소대야국회는 정국의 주도능력에 결정적인 견제가 됐고 그로인해 지도력의 문제는 더 심각해 졌다.
권위주의 청산이라는 과제가 지연되고 정국주도를 위해 시도한 공안정국 파문 등은 민주화과정의 시행착오와 한계를 노출한 것이기도 했다.
노대통령은 여소야대의 정치적 부담을 3당통합으로 극복해냈지만 지도자간의 밀실거래로 생겨난 거여는 차기대권을 둘러 싼 계파간 암투를 빚어 정치가 불확실한 권력게임에 매달리게 되는 현상도 초래했다.
집권 4년에 무역적자가 다시 1백억달러를 넘어서고 물가불안이 만성화됐다.
이런 사회·경제적 혼란은 30년만의 지방의회구성등 민주화의 진전을 퇴색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북방정책의 성공적 추진으로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나아가 남북협력과 교류 그리고 통일의 기반을 조성해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노대통령은 스스로 『민주화를 이룩한 대통령,통일의 기반을 닦은 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수차 강조해왔다. 그러나 「외치엔 강하나 내치에 미흡하다」는 것이 노대통령 4년의 평가이고 보면 그의 앞으로의 1년은 바로 내치에 모아져야 할 것이다.
노대통령의 민주화업적은 14대총선을 그야말로 공정하게 치르고,그이후에 있을 민자당의 대통령후보선출과정과 다음 정권과의 인수·인계가 원만히 이뤄져야 결실을 보게 될 것이며 경제적 위기 극복은 이 모든 것의 전제가 될 것이다.<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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