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LAN 전쟁' … 케이블도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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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 강남 지역에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는 GS강남방송은 지난달 중순 일부 아파트 단지에 기존보다 속도가 10배 빠른 100메가bps(Mbps)급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광(光)랜'으로 불리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4메가바이트(MB)짜리 MP3 음악을 1초 만에 3곡 내려받을 수 있다. 서비스 요금은 한 달에 2만4600원. 디지털 케이블TV 서비스와 함께 제공하는 패키지 요금은 3만5600원(경제형.3년 약정 기준)이어서 기존 디지털TV 시청자는 1만여원만 더 내면 광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케이블TV 업체들이 초고속 인터넷 전송 속도 높이기 경쟁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CJ케이블넷은 서울 양천구 아파트 단지 등에 제공 중인 100메가급 광랜 서비스를 다른 지역에도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티브로드.씨앤앰 등도 연내 이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케이블TV 업체들이 이처럼 전송 속도 높이기에 주력하는 것은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입법 추진 중인 방송.통신 융합 관련법이 발효되면 인터넷TV(IPTV) 서비스가 가능해져 KT.하나로텔레콤 등 통신 업체도 방송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또 이들 통신 업체가 IPTV에 초고속 광랜.유선전화까지 묶은 세 가지 상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에 나설 경우 케이블TV 업계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변동식 CJ케이블넷 경영전략실장은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선 케이블TV와 통신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를 게 없다"며 "통신업체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전송망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아파트를 중심으로 광랜 보급 경쟁을 펼쳐 온 통신 업체는 이제 단독주택으로 눈을 돌렸다. KT는 올 들어 전화국에서 개별 단독주택마다 광케이블을 직접 연결하는 댁내광케이블(FTTH.Fiber To The Home) 서비스를 시작했다. IPTV 서비스에 대비해 고화질 영화 등 용량이 큰 콘텐트를 무리 없이 전송하기 위해서다. 하나로텔레콤은 VOD 서비스인 '하나TV'의 콘텐트를 확충하고 있고, KT도 상반기 중 메가패스TV의 화질과 콘텐트를 보강할 예정이다.

김원배.하현옥 기자

◆Mbps=100만을 뜻하는 메가(Mega)의 약자 'M'과 초당 전송하는 비트 수를 뜻하는 bps(bit per second)의 합성어. 비트는 디지털 정보의 최소 단위로 알파벳.숫자 등을 표시하기 위해선 8비트가 필요하다. 8비트는 1바이트(B)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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