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준율 0.5%P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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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국이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과열 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고, 통화조절채권을 발행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우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5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했다. 새 지준율은 16일부터 적용된다. 이로써 지준율은 10.5%까지 올랐다. 이는 시중은행이 1500억 위안(元.약 18조원)을 추가로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넘쳐나는 통화량을 빨아들이려는 직접적인 수단이다. 이번 지준율 인상은 올 들어 세 번째다. 지난해까지 따지면 모두 여섯 번째다.

잦은 지준율 인상은 인민은행이 급속한 통화 팽창에 당황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중국 내 금융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5일 성명에서 "이번 인상은 은행의 유동성 관리 능력을 강화하고, 신용대출의 과도한 증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금리도 끌어올렸다. 지난달 18일 여수신 금리를 각각 0.27%포인트씩 올린 연 6.39%, 2.79%로 발표했다. 8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통화를 흡수하기 위한 채권성 어음의 발행 규모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인민은행의 올해 목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총통화(M2) 공급을 16% 선에서 억제하는 것이다.

인민은행이 지준율과 금리.어음의 3박자 정책을 동원했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통화량을 잡기에는 미흡해 보인다. 우선 경제성장률이 가파르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10.7% 성장했다. 무역흑자도 1775억 달러나 됐다. 밀려드는 달러를 주체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우리 증시뿐 아니라 중국 증시도 오히려 큰 폭으로 올랐던 경험을 상기하면 지준율 인상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발 이슈보다는 엔화의 추이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유로화와 원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엔화만 홀로 약세인 최근 흐름을 고려하면 엔화가 강세로 갑자기 바뀔 수 있고 이에 따라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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