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가르기 걱정하면서 찍힐까봐 아무 말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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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당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사진) 최고위원이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발언이 당내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작심한 듯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는 두 주자의 시시콜콜한 싸움에 국민이 싫증내고 있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두 후보가 받는 합계 70%의 지지율은 착시에 불과하다"며 "당이 위기란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표의 복심(腹心)으로 통했던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 측과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표 시절 대변인을 맡으면서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전 최고위원은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개인적 동지애는 변함이 없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이 분열을 향해 치달아선 안 된다는 호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변의 많은 분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이런 식으로 줄을 세우고 편가르기를 하면 나중에 당에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찍힐까봐 쉽게 말을 못 꺼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 대한 부담이 없는 비례대표인 내가 그래도 그런 경고를 하는 게 적임일 것 같아서 나섰다"고 덧붙였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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