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기자콩밥시식기] 재소자 식단 영양가 분석해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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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개방교도소에서 매달 열리는 급식관리위원회의 모습. 교도소장·교정공무원·외부 음식전문가는 물론 재소자 대표까지 한자리에 모여 재소자 식단의 개선점 등을 논의한다.

보리밥에 따뜻한 국과 반찬 한두 가지로 구성된 재소자 식단. 겉보기엔 빈약하기 그지없어 보여도 속 내용은 실속 그 자체다.

하루 평균 섭취열량은 2600~2800㎉. 한국인 섭취기준(2600㎉)을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그 안에는 당질 500g, 지방 45g, 단백질 100g 정도로 당질.지방.단백질의 비율이 71%: 14%: 15%에 이른다. 이는 한국인의 3대 영양소 열량 섭취기준 구성비(당질:지방:단백질=55~70%:15~25%:10~20%)와 비교해 볼 때 단백질은 비슷하게 섭취하면서 지방은 낮은 수준이다. 고기 위주의 고지방.고칼로리 식단으로 상징되는 현대인의 식단과는 정반대인 저지방 건강식단으로 분석할 수 있다.

게다가 인체의 뼈나 혈액을 구성하는 중요 영양성분인 무기질과 비타민류의 섭취에도 문제가 없는 균형 잡힌 식단이다. 특히 뼈의 건강을 좌우하는 무기질 영양소인 칼슘의 경우 1000㎎(섭취기준 700~1000㎎)으로 한국인 섭취기준을 넘어서고 있다. 비타민의 경우엔 과잉 독성의 우려가 있는 비타민 A는 710RE(섭취기준 750RE)로 기준치를 밑돌고 있으나, 과잉 독성 우려가 없는 수용성 비타민들은 전반적으로 기준치를 넘어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비타민 B1은 2.9㎎(기준치 1.2㎎), 비타민 B2는 1.7㎎(기준치 1.2㎎), 비타민 C는 187㎎(기준치 100㎎). 별도의 영양보충제가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한 식단이다.

이처럼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받는 만큼 건강한 몸으로 사회로 다시 돌아와 건전하고 올바른 생활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혜경 교수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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