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박정은 결승 3점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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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베테랑의 투혼과 저력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빛을 발했다. 용인 삼성생명이 박정은(30.8득점)의 역전 3점슛에 힘입어 벼랑 끝에서 탈출,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승부를 마지막 5차전까지 끌고 갔다.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2007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 2승1패로 앞선 안산 신한은행은 이날 종료 15초를 남기고 68-66으로 앞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챔피언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때 박정은이 오른쪽 사이드에서 쏜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69-68 역전. 종료 4초 전 신한은행 맥윌리암스(17득점)의 골밑 공략이 실패하면서 경기는 삼성생명의 재역전승으로 끝났다. 2승2패가 된 두 팀은 5일 오후 3시30분 장충체육관에서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박정은은 경기 뒤 주룩주룩 눈물을 쏟았다. "팀의 맏언니로서 중요한 순간에 책임을 피해 후배들을 힘들게 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내 역할을 하게 돼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정은은 챔피언전에서 유난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박정은은 3차전이 끝난 뒤 남편(탤런트 한상진)으로부터도 야단을 맞았다고 한다. "남편이 아니라 팬으로서 10년 넘게 지켜봤는데 이렇게 자신 없는 플레이는 처음 본다"며 "제발 내가 아는 박정은으로 돌아와 달라"는 얘기였다. 박정은은 "자신감을 찾았으니 내일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하은주는 32분을 뛰며 20득점.6리바운드.4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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