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 회장 "땅·인력 못 구해 중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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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식에 참석한 인사들에게 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덕수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

"2012년에는 중국 다롄 생산기지에서 30억 달러(약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습니다. 진해조선소와 비슷한 규모죠. STX그룹이 현재 국내 5대 중공업 그룹에 머물고 있지만 중국 조선소를 발판으로 세계 메이저 조선.기계 그룹으로 도약하겠습니다."

강덕수(57.사진) STX그룹 회장은 29일 'STX 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 기공식에 앞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롄 생산기지는 중.저가 범용 선박 위주로, 국내 진해조선소는 초대형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건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73년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입사한 강 회장은 2001년 5월 쌍용중공업을 인수해 STX그룹을 출범시켰다. 지금까지 STX조선(옛 대동조선).STX팬오션(옛 범양상선) 등을 인수합병(M&A)해 그룹의 덩치를 키웠으며, 재계에선 그를 'M&A의 귀재'로 부른다. 2001년 4850억원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8조원으로 늘었다.

강 회장은 "이곳 다롄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 국내에서 조선소 부지를 마련하려고 남해안 일대를 샅샅이 뒤지며 물색했지만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고, 인력도 구하기 어려웠다"며 중국 투자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중국 현지에 조선소를 세우면 선박 건조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강 회장은 "한국 기술자가 산발적으로 중국 기업에 스카우트되는 것이 큰 문제지 기업이 체계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적용할 수 없는 건조 시스템을 구축해 기술이 유출되더라도 중국 업체가 이를 쓸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 회장은 올해 M&A 시장에 나올 쌍용건설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고 했으며, 대한통운의 경우 채권단 지분이 얼마에 시장에 나올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다롄(중국 랴오닝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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