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화의 흐름 한눈에|신세계백화점미술관 「제1회 전중국 민족 풍정화대전」입상작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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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 최초의 민간 공모전인 「제1회 전중국 민족 풍정화대전」의 입상작들이 국내에 선보인다.
21일부터 2월2일까지 신세계백화점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중국전역에서 공모전에 출품해 선정된 작품 65점 가운데 40점이 내 걸린다.
지난해 11월15일부터 22일까지 북경 중국화연구원에서 열렸던 이 공모전에는 중국 전역에서 기성·신인 구별 없이 1만여명이 참가, 예선을 거쳐 2백11점이 출품됐었다.
이 전시회는 특히 중국 미술계와 깊은 교분을 가져왔던 재미 한국인 사업가 이인씨(43·중국민족여행사 한국지사장)가 한중 미술문화교류를 위해 중국화연구원과 함께 마련한 것이다. 이 전시회에는 이규선(이대 미대학장)·오태학(중앙대 미대학장)·심재영(추계예술학교교수)씨 등 한국화가 3명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었다.
이 교수는 『공모전에서 나타난 현대중국화의 경향은 재료나 기법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한국화와는 대조적으로 정통적 형식을 지키면서 현대적 시각을 통해 독창적·개성적 세계를 보이려한 점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오 교수도 『우리 그림이 지나치게 서구문화에 오염돼있는 현실에서 이 전시회는 좋은 교훈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모전의 특이한 점은 많은 기성작가들이 20대 신인들과 함께 응모했던 점이다. 일본 등지에서도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여는 등 국·내외적으로 잘 알려진 왕영춘 중국화연구원 업무처장(48)도 입선에 그쳤다.
응모작들은 수묵화·채색화의 비율이 6대4 정도였으며 작품 크기는 우리 나라와 달리 50호 정도의 작은 것들이 주류를 이뤘다. 중국에서는 4년마다 열리는 중국전국미술전람회이외에는 전국규모의 공모전이 없었다. 특히 이번 공모전은 중국화 한 분야만을 대상으로 열린 전국 공모전이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특등상(대상)을 수상한 반영은 29세의 나이에 이미 국전에서 수 차례 특선했으며 현재 중앙민족학원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의 수상작 『채의』는 중국전통화와는 달리 여백이 전혀 없는 구도로 두 인물을 독특한 형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특등수상작 『홍색적 기억』(최진·묘뇌 공동작)도 전통화에서는 쓰지 않는 원색으로 민간신앙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이 전시회는 현대 중국화 신세대들의 다양한 흐름과 역량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된다.
유발서 중국화연구원장은 이번 한국전에 즈음해 『공모전의 우수작품들을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함으로써 두 나라간의 문화교류에 크게 기여하게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요지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번 공모전의 성립과 한국유치에 산파역을 맡았던 이인씨는 『이번 전시회가 한중 미술교류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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