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싶어라' 가수 이남이씨 "딸과 방송 무대 서고 싶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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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남이(55)씨를 기억하는지. 1970년대 국내 록의 선두주자였던 그룹 '사랑과 평화'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그는 88년 솔로로 데뷔, '울고 싶어라'라는 독특한 노래를 불러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걸레'로 불렸던 중광 스님(지난해 입적)과 '감옥 집필'로 유명한 소설가 이외수씨 등 우리 시대의 기인(奇人)들과의 친분을 자랑하던 李씨는 92년 돌연 모습을 감췄다. "걸레 스님과 산으로 들어갔어요. 여러 곳을 떠돌았죠. 그러다 2000년 춘천에 자리를 잡았어요."

"누구나 꿈꾸는 '속세와의 연 끊기'를 해본 것"이라고 지난 세월을 정리한 李씨는 2001년 '철가방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포크그룹을 꾸려 가요계에 돌아왔다. 이 그룹은 이외수씨가 '평생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다.

이런 '철가방…'가 최근 2집 '오선지 위의 행복'을 발매했다. 이 앨범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李씨의 맏딸 단비(21)씨가 보컬로 참가했기 때문. 한 대학의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끼'를 물려받은 단비씨는 현재 팀의 유일한 여성 멤버다. "딸이라고 특별 대우는 없다"고 말하던 李씨는 딸의 노래를 평가해 달라는 부탁에 "딸이어서가 아니라 일단 목소리가 순수하다"며 부정(父情)을 과시했다.

2집 발매와 함께 방송에도 출연하겠다고 밝힌 李씨는 "가요계가 10대 위주로만 흘러가고 있다"며 "다양한 노래를 딸과 함께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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