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먼저 전화 … 쌀 문제 언급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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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화도 조지 W 부시 대통령 측에서 노 대통령의 숙소로 걸어 왔다. 27일에는 노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수행 중이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부 장관이 전화를 통해 현안을 긴밀히 조율했다. 이날 대화는 부시 대통령 측에서 먼저 길게 얘기한 뒤 노 대통령이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정상은 전화통화로서는 꽤 긴 시간(20분) 동안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다음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두 정상 간에 '꼭지를 땄다'고 보면 되나. 협상안이 정리된 건가.

"일단 협상팀은 양측이 최대한의 요구를 해 마지노선을 지키다 보니 교착된 것 아닌가. 그걸 풀기 위해 전화통화를 한 거다."

-자동차.섬유.쇠고기 중 어떤 순서로 얘기됐나.

"한꺼번에 저쪽(부시 대통령)에서 먼저 길게 얘기하고 그 다음에 노 대통령이 얘기했다. 순서를 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미국시간으론 오전 7시45분이다. 부시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전화한 건가.

"그렇다. 아침에 조깅을 하느라 일찍 일어난 것 같다."

-구체적인 협상을 한 것으로 보면 되나.

"정상 간에 구체적으로 뭘 주고받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반적으로 순방 가서 정상회담을 해도 통역을 두고 40분 정도 한다. 전화통화 20분은 상당히 긴 시간이다. 쌀은 아예 협상 대상에 올리지 말자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다. 그래서 쌀 문제는 정상 간 통화에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부시 대통령 얘기는 내가 듣지 못했지만 노 대통령 얘기는 들을 수 있다. 노 대통령 입에서 나오지는 않았다. 쇠고기는 거론됐다."

-부시 대통령 이야기 후 노 대통령이 설명할 때 순서는 어떻게 되나. 자동차.섬유.쇠고기 순이었나.

"자동차.농업.섬유 순이었다."

도하(카타르)=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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