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002/국제전화 뜨거운 쟁탈전/데이콤,한국통신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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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격할인등 서비스공세 맹추격 데이콤/광고통해 맞불… 시장고수 안간힘 한국통신
「001 작전」대 「002 작전」.
지난해 12월3일부터 국제전화사업에 기존의 한국통신(대표 이해욱)외에 주식회사 데이콤(전 데이타 통신·대표 신윤식)이 참여하게 됨에 따라 양측의 시장쟁탈전을 통한 판도변화가 주목을 끌고 있다.
통신개방시대를 맞아 국내 경쟁체제 도입으로 통신업의 국제경쟁력강화를 겨냥하고 있는 이번 조치는 과연 어느쪽에 얼마만한 「승리」를 안겨주고 또 어떤 서비스개선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001은 수십년의 기득권을 갖고 있는 정부투자기관인 한국통신의 국제자동전화호출번호인 002는 신규 민간사업자인 데이콤의 호출번호.
국제전화를 이용하는 80만가입자의 연간 매출액 4천3백억원규모(92년예상)시장이 양측의 씨름판이다. 이 시장은 게다가 매년 36%의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황금시장이다.
데이콤측의 도전장은 올해중 25%의 시장을 점유하겠다는 것.
통신사업의 종가인 한국통신은 동생격인 데이콤이 이 사업에 참여하기에 앞서 시설 등에 협조를 하는 맏형다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막상 경쟁이 시작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데이콤측이 사업참여 한달만인 1월2일까지의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전체시장중 11.7%를 차지했고 데이콤이 현재 서비스중인 미국·일본·홍콩등 3개국의 시장점유율이 19%나 돼 한국통신측이 긴장하고 있다. 한국통신측의 분석으로는 시간대에 따라 「002」가 최고 23%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데이콤의 이같은 성과는 적극적인 홍보·판촉 전략을 도입한데다 신규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배려로 요금을 5% 싸게 받는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콤은 우선 5가지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002도 돌릴 필요가 없는 직접접속서비스 ▲요금즉시통보 서비스(0031) ▲집에서 쓴 업무전화비를 회사로 부과해주는 제3자요금부담서비스(0033) ▲신용카드 공중전화서비스 ▲요금일괄청구서비스가 그것이다.
데이콤은 특시 AM(대형고객관리팀)으로 불리는 특별판촉팀 50명을 운영,기업군별로 나눠 맡아 전례없는 국제전화 판촉활동을 벌이고 각종 정보통신기기에 대한 사후기술자문까지 하도록해 적잖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이에 자극받은 한국통신측도 특별영업팀을 보강하는 한편 통역서비스 등을 새로이 추가하고 TV 및 담배갑광고·포스터 광고 등으로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한국 통신은 ▲미·일지역 국제전화를 거는 가입자에 대한 통역서비스(0077) ▲외환 비자카드를 이용한 국제전화 ▲제3자 요금부담서비스(0073) ▲요금즉시통보서비스(0071) 등을 급시 도입했다. 경쟁에 의한 서비스개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한국통신은 데이콤의 시장잠식률이 30%를 넘을 것을 우려하고 있고 체신부측은 신규업자의 여러 한계로 인해 연말까지 15%를 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극적인 판도변화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국통신은 올 국제통신사업에 4백여억원을 투자,해저케이블증설등 서비스개선을 할 방침이며 데이콤도 1천여억원을 투자해 광케이블포설,위성중계국 건립,통화권확대(52개국)를 계획하고 있다.
양측의 시장경쟁은 1902년 우리나라에 전화서비스가 시작된지 1백년만의 전화사업경쟁이어서 이채로우며 우리기업의 통신원가절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편 한국통신은 데이콤의 주무대였던 정보통신분야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출,정보통신부문에서도 강자가 되기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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