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선거 연기/노대통령 연두회견/총선 3월이후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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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후보 지명않고 경선/임기중에 내각제 개헌 절대 안한다/관례따라 기업 돈 받아 공익에 사용
노태우 대통령은 10일 ▲금년상반기 실시예정인 기초·광역단체장 선거를 연기하고 ▲임기중 내각제개헌을 추진하지 않으며 ▲14대총선을 3월이후 치르겠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등 세최고위원과 전국무위원이 배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가진 연두기자회견에서 정치·경제·사회등 국정전반에 대한 방침을 밝혔는데 단체장선거의 연기방침은 앞으로 많은 논란과 반발을 일으키며 정치쟁점화될 것으로 보인다.<관계기사 2,3,4면>
노대통령은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은 우리의 실정으로 볼때 한해에 선거를 네번씩 치르고는 경제와 사회의 안정을 바랄 수 없으며 경제가 큰 부담을 안게 된다는 우려와 함께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시기는 14대국회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정치권 일부에서 아직도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개헌을 추진할지 모른다는 억측이 있어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임기중 개헌을 결코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더이상 이에 대한 비생산적인 논란을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노대통령은 또 차기 민자당대통령 후보는 『총선후 전당대회에서 당헌에 정해진대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경선에 의해 선출될 것』이라고 밝히고 『14대 총선은 김영삼 대표가 중심이 되고 두최고위원이 합심협력해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남북이 서명한 합의서내용을 실천에 옮겨 본격적인 남북공존공영시대를 활짝 열어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나이 많으신 이산가족이라도 먼저 만날 수 있도록 고향방문단의 교환을 추진하고 헤어진 가족들이 특정지역에서 만나는 과제도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비무장지대와 중·러시아연방국경지대등 남북이 합의하는 특정지역에 공동출자로 합작공장을 설치하여 세계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남북경제교류의 활성화와 대북투자지원을 위해 남북협력기술 규모를 크게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국정의 최우선을 경제활력의 회복에 두고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정치는 정치권에 맡기고 경제활력·통일문제에 전념코자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에서 김영삼 대표를 차기후보로의 고려 또는 내정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후보는 당헌에 정해진대로 민주적절차를 밟아 경선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며 민자당이 취해야할 기본목표』라고 못박아 총선후 완전자유경선 원칙을 분명히 했다. 노대통령은 또 차기후보의 자격요건과 관련,『국정경륜을 갖춘 민주인사로서 3당통합의 참뜻을 계승할 수 있고 민주에 대한 신념이 투철하며 북방정책을 지속·발전시킬 수 있는 의지와 노력을 갖춘 인사가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집권당이 특정인을 지명·내정하는 것은 당에 대한 모독이며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김대표를 후보로 지명할 것인가고 묻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후보를 누구로 내정하거나 지명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끌어가는 당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하고 『김대표는 평생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분인데,그런 분에게 지명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그분의 인품과 정치이념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김대표지명설을 일축했다. 노대통령은 14대총선시기에 대해 3월이후라고 정했으며 『구체적인 날짜는 당과 정부,여당 야당을 막론하고 협의해 정하겠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14대 총선의 민자당후보교체문제에 대해 『공천기준은 나라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고 참신성·도덕성과 함께 당선가능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실현시기에 대해 『북한은 아직 확실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실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정상회담의 대상은 실질적인 북한의 최고책임자』라고 밝혀 김정일에게 권력이 승계되더라도 김일성 주석을 정상회담 대상으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노대통령은 정주영 전현대그룹명예회장의 청와대 거액정치헌금 제공설에 대해 『구시대의 관례로 몇몇 기업이 정치자금 명목보다 불우한 사람들을 도와주라고 성금을 낸 것은 사실이며 그 돈은 낸 사람의 뜻에 따라 쓰였다』고 말하고 『누구에게도 정치자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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