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없다”민정·공화계 반격/정면대결로 치닫는 여내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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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렴된 의견 분명히 전달할 것”민정·공화계/청와대 독대 안이뤄지자 실망 민주계
민자당이 극에 달한 대권내홍으로 창당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YS(김영삼대표)내정설」에 민정·공화계가 조직적으로 집단반발하고 나서자 김대표는 『총선전 후보결정』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반격전을 펼쳐 정면대결의 양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청와대◁
○…청와대는 7일 노태우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을 10일로 최종확정하는 것과 함께 회견의 주제가 될 정치일정 관련문안 및 그에 따른 당최고위원들과의 협의를 위한 일정 등을 마련.
청와대는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 등으로 기자회견 날짜를 10일로 잠정결정해 놓은채 확정을 미뤄오다 대통령후보문제로 인한 당내분을 조기진화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당초 결정을 밀고 나가기로 했다.
회견등 일정에 대해선 정해창 실장·손주환 정무수석 등의 핵심참모와 이날오후 있은 서동권 안기부장의 정세보고가 거의 일치했다는 후문.
청와대측은 정치일정,특히 대통령후보부분과 관련해서는 당헌규정에 따른다는 본래의 원칙론을 강조한다는 방향에서 회견문을 준비했는데 「총선이후 민주절차에 따른 경선」은 결국 YS의 주장과 정면배치되는 대목이어서 주목.
한 관계자는 회견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특정인을 지명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는 어렵다며 막후 고위절충이나 대통령의 복안은 알 수 없다고 연막.
○…청와대는 8일 손주환 정무수석을 통해 9일 4자회동을 발표했는데 이날 정해창 실장이 손수석·김학준 공보수석과 10일 기자회견 답변내용을 숙의하고난뒤 함께 노대통령을 1시간여 면담.
손수석은 『노대통령이 최종결심을 내일 밝힐지,기자회견에서 밝힐지 여부는 특정사안(대권문제를 지칭)에 대한 최고위원간의 의견에 달려있다』『시간이 얼마 걸리더라도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고 해 상당한 토의와 설득이 있을 것을 예고.
또 일부 최고위원이 회동에 불만을 갖고 불참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당총재가 부르는데 그럴리가 있겠느냐』고 일축.
▷민정·공화계◁
○…박태준 최고위원은 8일 오전 『청와대회동에서 그동안 민정계의원들로부터 수렴해 온 후보선출시기와 방법을 노대통령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겠다』며 결연한 표정.
그는 김대표가 7일 총선전 후보결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데 대해 『본인이 직접 공개리에 얘기했다는 점 외에는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 한 것』이라고 언급.
박최고위원은 이에 앞서 7일밤 시내모처에서 3당합당 당시 통추위멤버인 박준병·이승윤·김중권·정동성·박철언 의원들로부터 6일밤 통추위모임 결과를 청취.
박준병 의원 등은 총선전 후보가시화 절대불가,당헌에 따른 민주적 경선에 의한 후보선출이라는 통추위측의 집약된 의견을 노대통령에게 건의해주도록 요청했고 박최고위원도 이에 공감을 표시.
YS후보 가시화 반대투쟁의 선봉에 나선 신정치그룹의 이종찬 의원은 YS측이 내놓은 결단요구에 대해 『그동안 민주계측에서 얼굴없는 「흘리기작전」으로 나오다 이제 얼굴을 드러냈으니 우리측도 이제는 정면으로 분명히 이야기하겠다』며 정면대결 의지를 표명.
이의원은 4자회동에 대해 『김대표나 김·박최고위원이나 뜻이 확고하고 배수진이 철저해 쉽게 합의가 이루어질 분위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전망.
박철언의원은 『청와대회동 한번으로 대권문제가 결판이 나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쉽게 결론낼 성질도 아니다』며 다소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
또다른 민정계 의원들은 『청와대 회동에서 노대통령이 분명한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뿐아니라 그런일도 없을 것』이라며 결판쪽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일각에선 「분당임박설」도 나도는 실정.
▷민주계◁
○…김대표의 민주계측은 7일 김대표의 첫 공개발언후 『드디어 결전이 시작됐다. 김대표에게 힘을 몰아주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한때 김대표쪽으로 기우는 듯 하던 분위기가 반전되는게 아닌가 크게 걱정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
특히 청와대가 「노­김」개별회담이 아닌 4자회동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는 곧 「통보」며 김대표를 배제시키겠다는 의미가 아니냐』고 비관적으로 해석하는가 하면 『노대통령이 임기후 문제를 고려한다면 결코 YS를 주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라는 등 우왕좌왕.
신경식 비서실장은 『김대표의 연수원 발언은 평소 생각해오던바를 정치일정논의금지시한이 끝남에따라 첫공식모임이 있어 한것일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강조했으나 다른 측근은 『당초 노­김담판후 밝힐 예정이었으나 최근 민정·공화계의 집단 움직임때문에 앞당겨졌다』고 설명.
한 핵심측근은 『4자회동이 모양은 마음에 안드나 김대표의 뜻은 이미 공개표명된만큼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회담형식에 구애받지않고 참석할 뜻을 분명히 하고 『회담이후 본격대책을 마련해 나갈것』이라고 소개.<김현일·문일현·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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