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시신 동거' 中3에 온정 밀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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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죽은 엄마 추한 모습 보이기 싫다"며 어머니의 시신과 6개월이나 함께 지내온 중학교 3학년 아들 宋모(15)군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宋군을 돕겠다는 온정이 밀려들고 있다.

중앙일보 독자 趙모(47.주부.충북 청주시 복대동)씨는 7일 본지 편집국으로 전화를 걸어와 "오갈 데 없는 宋군을 양아들로 맞아들여 한가족으로 지내고 싶다"고 알려왔다.

고교 2년 딸과 宋군과 동갑내기인 중3 아들을 둔 趙씨는 자녀와 남편(45)의 의견을 모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趙씨는 "세상 어디 하소연할 곳 없어 돌아가신 어머니를 집에 모시고 6개월을 애태운 宋군에게 따뜻한 가족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본지 편집국과 중앙일보 인터넷 홈페이지(www.joongang.co.kr), 宋군이 재학 중인 설봉중학교 등에는 宋군이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이 생활해 나갈 수 있도록 작은 정성이나마 도우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설봉중학교 측은 "어머니가 '죽으면 화장해 달라'고 했다"는 宋군의 말에 따라 지난 6일 오후 강원도 원주에서 宋군과 교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宋군 어머니 신모(45)씨의 시신을 화장, 장례를 치러줬다.

이덕남(李悳男.50)교감은 "宋군이 내년 이천시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내년 2월 졸업 때까지 학교 근처에 하숙집을 마련해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특히 宋군이 5개월여 동안 결석하는 바람에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해 겨울방학 중 특별 보충수업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숨진 宋군의 어머니 수첩에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거주하는 이모를 찾아내 宋군은 6, 7일 밤을 일단 이모댁에서 보냈다. 하지만 宋군이 이천의 중학교까지 통학하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학교 측이 하숙집을 마련해주는 대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宋군 연락처(설봉중학교 031-633-5212).

전익진.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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