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안정돼야 국부 유출 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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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나라에 대한 시장개방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있는 자본시장의 개방은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자금을 들여올 것인지가 물론관심거리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그 자금이 제대로 들어와 어떻게 투자되며 나가는지를 챙기는게 중요하다. 올해보다 훨씬 복잡해지고 일도 많을 내년 주식시장을 어떤 방법으로 보다 건전하게 윤기있게 꾸려나갈지 궁금하다. 내년 증시개방을 앞두고 어깨가 한층 무거워진 박종석 증권감독원장을 만나봤다.
-외국인의 투자등록이 5백명에 육박하고 있는데 내년에 실제로 어느정도의 외국자본이 들어오리라 보는가.
▲내년의 국내외 경제여건, 주식시장상황, 외국인 투자한도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초기에 한꺼번에 몰릴 것 같지는 않다. 전문기관들의 예측을 종합해보면 내년에는 1조∼1조5천억원 정도가 유입되리란 예상이다.
-26일 폐장 주가지수가 겨우 6백10선에 그쳤다. 내년 시장전망 또한 밝지만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개방되면 국부가 밖으로 빠져나가리란 우려도 많다.
▲개방초기에 주가수준이 낮으면 그만큼 국부의 유출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선의 주가수준이 개방에 따른 안정선이냐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개방이후 어느 만큼 안정된 주가 움직임을 보이느냐다. 개방초기 주가수준이 비록 낮다하더라도 주가가 장기적으로 완만하게 상향 안정세를 보이면 외국인투자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므로 문제가 안된다.
-외국인들은 투자등록을 해야하고 종목당, 개인당 투자한도도 지켜야 한다. 그러나 내국인은 얼마든지 가명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한도가 제대로 지켜지겠는가.
▲외국인들의 실명 투자등록은 외국인의 투자권익자체를 보호해 주는게 주된 목적이다. 따라서 등록이 잘 지켜질 것이다. 투자한도는 전산 시스팀에 의해 자동적으로 점검되므로 한도를 초과한 매매거래는 있을수 없다.
-우리 증시는 과거에도 기복이 심했다. 내년부터 해외자금이 들어오면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 자금의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통화관리·환율에까지 영향을 미칠텐데.
▲물론 단기투기성자금(핫머니)이 빈번하게 들락날락할 경우 시장에 영향을 줄 수있다. 이를 막기위해 해외자금의 인출상황과 주식거래의 관리시스팀을 일원화 해 들어온 자금은 주식 투자외에는 일체 쓰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외국환 은행과 증권사가 긴밀하게 협조토록 돼있다. 또 국제수지관리상 큰 문제가 있거나 국내금융·주식시장에 대한 급격한 교란이 우려될 경우에는 투자 및 송금제한의 규제를 가할 것이다.
-증권사가 서로 외국인투자유치 경쟁을 벌이다가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경우도 있을텐데.
▲개방초기 외국인 투자자에게 위탁수수료를 덤핑하거나 일부를 되돌려주는 경우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같은 행위는 철저히 가려내 영업정지등의 조치를 내릴 것이다.
-내년은 선거·개방등의 변수에 따라 증시가 출렁거릴 것이다. 이를 노린 시세조작·불공정거래도 늘어날텐데.
▲보다 철저하게 추적·조사하겠다. 투자자들도 근거없는 루머에 너무 좌우되지 말고 냉정하게 자기책임아래 투자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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