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두번 울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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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부산=신동재기자】노병들의 꺼지지 않는 불꽃투혼이 코트를 화끈하게 달궜다.
삼성생명은 20일 구덕체육관에서 벌어진 91농구대잔치 2차대회 제11일째 여자부 A조경기에서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노장최경희(최경희·26·29점·4어시스트)의 신들린듯한 클린슛과 성정아(성정아·27·6점·8리바운드)·정은순(정은순·21점·9리바운드)의 더블포스트가 제공권을 장악(리바운드 32-21) 한데 힘입어 현대산업개발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85-46으로 대승, 3연승으로 조수위를 쾌주하고있다.
또 남자부에서는 삼성전자·연세대 (이상 A조), 기아자동차(B조)가 모두 파죽의 4연승으로 각조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단체경기의 묘미는 예상을 뒤엎는 결과에 있다. 이날 삼성생명-현대산업개발의 대전도 이같은 묘미를 보여준 한판승부였다.
1차대회에서 지난해 종합우승팀인 호화멤버의 삼성생명이 크게 패한것도 이변이었으나 이날 현대산업의 대패도 전혀 예상밖이었다. 단체경기는 기량외에 작전이 승부의 변수로 작용한다. 삼성생명은 1차대회에서 기둥인 최경희·정은순이 상대의 그림자수비에 막혀 허를 찔리면서 어이없게 무너지고 말았다. 방심과 상대를 얕본 결과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삼성생명은 1차대회에서 당한 상대의 작전을 그대로 원용했다.
삼성생명은 성정아가 현대산업의 게임리더인 전주원(전주원·6점·2리바운드)을 끙꽁묶고 강신 정은순이 서경화(서경화·15점·2리바운드)를 밀착수비함으로써 승기를 잡은 것이다.
삼성생명은 전반9분쯤 23-2로 앞서는등 전반을 49-16으로 끝내 일찍 승부를 판가름했다.
이날 삼성생명은 1차대회 패배를 앙갚음이라도 하듯 최경희는 오랜만에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며 슛을 쏘았고 무릎부상으로 보조대를 착용하고있는 성정아는 절룩거리면서 전주원을 무력화시켜 수훈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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