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인 범여권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올 1월 이들을 향해 자신과 함께 모이면 '드림팀'이라고 했다. 손 전 지사는 19일 탈당을 선언하는 자리에서도 두 사람을 입에 올렸다. "미래를 향해 중요한 힘이 될 분이 많다. 그런 분들과 새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게 내 꿈이자 생각"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생각은 어떨까.
손 전 지사의 경기고 1년 후배인 정 전 총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손 전 지사의 발언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며 "그분과 소통이 없었다. 왜 날 거론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여권 후보에겐 관심 없다"고 한 정 전 총장의 발언이나 그와 가까운 민주당 김종인 의원이 "여도, 야도 아닌 3의 당이 출현할 것이고 정 전 총장이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온 데 주목하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비(非)열린우리당-비(非)한나라당'을 주축으로 한 신당을 만들 경우 이 진영에 참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다른 분석도 있다. 오히려 그가 정치 참여를 두고 더 깊은 고민에 빠져들 것이란 관측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이전엔 정 전 총장 홀로 얘기됐지만 이제부턴 손 전 지사와 함께 거론되고 있다"며 "정치 경험이 없는 정 전 총장이 '정치인' 손 전 지사와 경쟁하는 상황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진 전 장관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 측근은 "진 전 장관은 옆에서 (정치 참여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정보기술(IT) 벤처 투자전문회사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를 창업한 그는 '사업'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현재로선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고정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