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한마디] 조희선 SC제일은행 역삼PB센터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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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조희선(40.사진) SC제일은행 역삼PB센터 이사는 해외통으로 꼽힌다. 1991년 은행(보람은행)에 첫발을 디딘 이래 줄곧 프라이빗뱅커(PB)로 활동하며 고객에게 해외 상품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2000년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에서 웰스 매니지먼트 담당 이사로 활동할 때도 당시 국내에 생소했던 해외펀드를 고객에게 '교육하면서' 판매했다. 조 이사는 2004년 SC제일은행에 입사했다.

그는 "요즘엔 수익이 나는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많은 고객이 해외펀드에 관심을 보인다"며 "보수적인 고객이라도 금융자산의 30%는 해외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전 세계 주식시장이 변동성이 커져 위험도 높아졌지만 지난 2~3년간 해외펀드에서 많게는 100%까지 수익률을 냈기 때문에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이사가 현재 관리하고 있는 고객의 금융자산은 1000억원이 넘는다.

조 이사는 해외 상품은 수천 개에 달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투자할 때 여러 정보를 토대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그는 "최근 중국펀드 투자자가 손실을 많이 봤다"며 "중국이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중국 당국이 경제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기 때문에 현 상태에서는 중국펀드 투자 규모를 늘리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대신 일본에 대한 투자를 권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일본 자금을 빌려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본이 금리를 올렸다고 하지만 뉴질랜드.호주 등도 금리를 올려 일본과 다른 나라의 금리격차는 여전한 데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세대의 은퇴로 시장에 막대한 투자자금이 흘러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680만 명에 달하는 단카이 세대는 올해부터 정년을 맞기 때문에 은퇴자금(약 50조원 추산)을 국내외 자산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일본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조 이사의 분석이다.

그는 "해외펀드에 투자하려면 10~20%의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원금 손실이 나지 않는 원금보장형 상품은 시장 상황이 급변했을 때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장이 좋을 때는 개방형 상품에 비해 수익률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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