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R&D 예산은 '기업 보조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예산이 나눠먹기식으로 지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핵심 기술 개발보다는 단순기술 개발에 집중되고 아예 기업에 대한 보조금 성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13일 기획예산처 주최로 열린 국가재정운용계획 산업.중소기업 분야 토론회에서다. 김갑수 산업기술재단 기술정책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많은 기업에 R&D 예산이 지원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지원받는 기업의 증가 속도가 지원금액의 증가 속도를 따라오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의 R&D 지원액은 2005년 8285억원으로 중기 전체 R&D 투자액(2조6000억원)의 32%로, 지원 비율로 보면 일본의 2배 수준이다. 하지만 지원 금액은 기업당 1억7000만원에 그쳤다. 또 50인 이상 중규모 기업의 65%가 정부의 R&D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정부 지원이 회사의 연구개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28%에서 2005년 32%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예산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 R&D 개발의 90%가 성공하는데, 이는 선진국의 5~10%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중소기업들이 개발을 사실상 완료해 놓고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