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매일신문 지면쇄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여백 넓히고 접어서도 읽기 쉽게 편집/사활걸린 대도박… 평가는 반반 엇갈려
내년 2월초 창간 1백20주년을 맞는 일본 최고신문인 마이니치(매일)신문이 지난 5일부터 지면 일대쇄신을 단행,일본 언론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신문은 지난 4일 『제자를 비롯,지면 체제 및 디자인을 바꿔 독자본위의 신문을 지향하는 신문혁명의 제1보를 걷는다』고 선언,새로운 지면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지면의 중간에 가로로 선을 그어 독자들이 접어서 보는데 불편이 없도록 상·하를 양분,기사를 배치하고 외곽에 괘선을 크게 치는 한편 공간을 넓혀 시각적으로 시원하게 보이도록 한 것이다.
청색의 제자를 사용한 큼직한 사각형 제호밑에 인덱스란을 두어 기사게재 페이지·주요기사 요약도 실어 놓았다.
마이니치신문이 이처럼 「모험」이라고 할만한 CI(기업 아이덴티티) 작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부터. 그동안 경쟁지인 아사히(조일)·요미우리(독매)신문과의 부수경쟁에서 크게 뒤진데다 경영적자의 누적에 위기의식을 느낀 마이니치신문 경영진이 CI전문업체에 경영진단을 의뢰한데서 출발한다.
일본 신문업계 조사에 따르면 마이니치신문은 73년 4백89만부를 정점으로 부수가 계속 하락,91년 상반기 현재 판매부수는 4백13만부로,9백만부를 상회하는 요미우리의 절반에도 못미치며.동경시내만 보면 판매부수 3백만부의 니혼게이자이(일본 경제)신문과 비슷한 실정이다.
게다가 최근 이른바 버블(거품) 경제의 퇴조로 광고수입이 격감,마이니치로서는 사생결단의 결의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지면쇄신을 단행한지 보름이 지난 현재의 중간평가는 반반정도.
푸른색 제호는 산케이(산경)신문을 흉내낸 것이며 지면내용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는 부정적 반응이 있는가 하면,마이니치개혁은 구태의연한 일본 신문업계의 변혁을 주도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주간 AERA지는 최근호에서 「마이니치 신문의 대도박」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마이니치변혁의 배경에는 심각한 경영상황과 인사내분이 있다고 분석,『기자의 질저하가 큰 문제』라고 그 앞날이 밝지 않을 것으로 점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동경=방인철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