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투명한 대선'신사 협정 맺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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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노무현 대통령과 정당 대표, 경제계 인사들이 9일 서울 효창동에서 열린 ‘2007 투명사회협약 대국민 보고대회’에 참석해 손을 엇갈려 맞잡았다. 앞줄 왼쪽부터 이희범 무역협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강신호 전경련 회장, 노 대통령, 이용희 국회 부의장,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장상 민주당 대표,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 [사진=안성식 기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장상 민주당 대표, 권영길 민노당 원내대표,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는 9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투명한 대통령선거를 위한 정당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당내 경선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정치자금 내역을 공개하며 ▶지역주의.금권공세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등 6개 조항을 담고 있다.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집행위원장 이학영.실천협의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재계 인사와 김신일 교육부총리, 김성호 법무부 장관, 이진강 대한변호사협회장, 박인주 흥사단 이사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적극적인 유권자로서 선거 과정을 감시하고 ▶불법적인 요구에 응하지 않으며 ▶당선자가 공약을 잘 지키는지 관심을 갖겠다는 내용의 '투명한 대선을 위한 대국민 서약'에 서명했다. 서로 손을 엇갈려 잡아 고리모양을 만드는 '도약의 띠 잇기'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지난 몇 년 사이 우리 사회의 투명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돈 달라고 하지 않고 청탁도 없어서 기업인들 속이 편해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 '측근.가신.친인척'이란 말로 상징되는 권력형 부정부패도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천협의회가 평가한 부문별 투명사회협약의 이행 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3월 체결된 투명사회협약은 ▶정치권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청탁을 근절하고 ▶국회는 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남용하지 않으며 ▶기업은 분식회계 관행을 청산한다는 등의 35개 조항을 담았다.

이번 평가 결과에서 공공.경제.공기업.시민사회 협약 부문은 이행실적이 '보통', 정치.지역협약 부문은 '미흡'으로 나타났다. '탁월' 또는 '우수'로 평가된 부분은 없었다. 일반인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투명사회협약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17.3%에 불과했다.

이 행사는 홍보 영상 상영, 이행 평가, 비전 발표, 서명식, 대통령 격려사 등으로 30분 동안 진행됐다.

글=한애란 기자<aeyani@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2005년 4월 공공.정치.경제.시민사회 등 네 개 부문의 주요 인사들을 참여해 결성한 민관 협력기구. 협의회는 협약 확산을 위해 토론회.공청회 등을 열고 매년 이행 정도를 점검하는 대국민보고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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