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회의 이모저모/이스라엘 시리아 서로 “테러리스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시리아 외무발언 시간넘겨 “주의”/샤미르 퇴장 “종교핑계삼은 술수”
○조목조목 따져 반박
○…중동평화회의 사흘째인 1일 회의장은 이스라엘과 아랍국 대표들간의 거친 상호 비난과 반박으로 열띤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첫번째로 발언에 나선 이츠하크 샤미르 이스라엘총리는 『지난 이틀간 아랍국 대표들의 얘기를 듣는데 상당한 인내가 필요했다』는 말로 말문을 연뒤,전날 있었던 아랍국대표들의 이스라엘 공격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전날 기조연설에서 이스라엘을 가장 격렬하게 비난했던 파루크 알 샤라 시리아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샤미르총리는 『시리아는 민간인에 대한 테러를 일삼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독재정권』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반박에 나선 알 샤라장관은 참석자들에게 샤미르 총리의 33세때 사진이 들어있는 한 문서를 보여주면서 『지금부터 43년전 테러범이었던 샤미르의 수배전단』이라고 소개한뒤 『팔레스타인인들이 테러리스트라면 샤미르총리 또한 테러리스트』라고 반격했다.
이날 발언자 가운데 유일하게 원고없이 발언에 임한 알 샤라 장관은 주어진 15분을 훨씬 넘기며 30여분동안 이스라엘을 신랄하게 공격했는데 발언시간초과로 인해 이날 사회자인 보리스 판킨 소련 외무장관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무성의한 태도” 비난
○…이날 샤미르총리가 자신의 발언만 끝낸뒤 곧바로 퇴장한데 대해 아랍국대표들은 무성의한 태도라고 일제히 샤미르총리를 비난했다.
샤미르총리는 발언에 앞서 『우리의 성스러운 사바트(유대교안식일·토요일)를 지키기위해서는 돌아가야 한다』며 퇴장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의 압델 샤피대표는 『샤미르가 말로는 평화를 외치면서 행동은 그렇지 않다』고 쏘아붙였고 시리아의 알 샤라장관은 『종교를 핑계삼아 자신의 주장대로 이스라엘로 회담장소를 옮기기위한 술수』라고 비난했다.
○2단계도 마드리드서
○…이번 회담을 주재하고있는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3일 저녁 마드리드를 떠나 4일에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대통령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위해 3일 미 캘리포니아에 가는 것이 현재로서의 잠정계획이라고 밝혀 마드리드에서 2단계 쌍무협상이 개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마드리드 배명복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