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사과해야하나’ CNN 설문 81%가 N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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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위안부 사과 여부 설문, 3월 8일 오전 9시(한국시간) 현재)

일본 정부가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할 의무가 있는 지 여부를 묻는 CNN의 인터넷 설문조사가 일본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돼 충격을 낳고 있다.

 CNN은 지난 4일 밤부터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Should Japan apologize again for its World War II military brothels?(일본은 2차대전중 군대 매춘굴 문제에 다시 사과를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을 올려놓고 네티즌의 반응을 집계하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7일 오후 6시20분 현재 결과를 보면 총 투표자는 162만820명. 이중 19%인 30만6673명이 Yes로 답해 일본 정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투표의 81%에 해당되는 131만4147명이 No 항목을 선택했다. 일본은 종군위안부 문제를 놓고 다시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게 나타났다.

''위안부 증거 없다'' 발언으로 물의 일으킨 아베 일본 총리. (AP)

 CNN 인터넷 설문조사는 6일 낮까지만 해도 55 대 45 정도 비율로 일본은 다시 사과해야 한다는 답변이 많았으나 6일 저녁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6일 밤 한때는 일본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이 9 대 1의 우세를 보이기도 했다.

 CNN은 인터넷 즉석 설문 조사는 투표에 참가한 인터넷 사용자들의 의견만 반영한 것으로 과학적이지 않으며 일반 여론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달았다.

 하지만 미하원에 종군위안부 결의안(HR 121)이 상정된 상태에서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자칫 일본정부나 미국내 친일 정치인들에게 악용될 소지가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내 여론이 정신대 문제와 관련, 일본에 면죄부를 주었으니 하원도 결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CNN 투표 결과에 대해 의혹도 제기된다. 시차를 감안할 때 일본의 7일 아침에 해당되는 6일 밤(미 동부시간)을 기점으로 투표수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대부분 일본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보수세력이 집중적으로 투표 참여를 독려, 투표 결과를 일본측에 유리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종군위안부가 무엇인지 들어보지도 못한 미국내 일반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며칠 전’ 오른 기사를 찾아내는 수고를 감수하면서 투표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 한국인들도 CNN 인터넷 설문조사에 적극 참가해 ‘YES’ 항목에 투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한인 비영리단체인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서옥자 회장은 7일 본사와의 통화에서 “설문조사가 이런 식으로 마무리 된다면 큰 일”이라고 우려를 표명하며 “한인사회 및 한국의 네티즌들도 관심을 갖고 YES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CNN 설문조사 바로가기 

 워싱턴지사=장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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