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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영 완전 정상화 … MOU 융통성 있게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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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우리금융지주 새 회장에 박병원(55.사진)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선임됐다.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6일 박 전 차관을 회장 단독후보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박 전 차관은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공적 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소수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라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이어 "우리금융은 은행 부분에 자산과 순익의 90% 이상이 편중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수익구조 다변화가 시급하다"며 "투자은행(IB) 및 카드 분야를 강화하고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과 관련해서는 "은행 경영은 완전히 정상화됐다"면서 "MOU를 융통성 있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함께 우리금융지주를 끌고 갈 우리은행 은행장 선임에 대해 간여할 뜻도 내비쳤다. 박 후보는 "은행 지분 100% 를 갖고 있는 대주주 입장에서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며 "올라와 있는 세 명의 후보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훌륭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는 것에 대해 "회장은 그룹의 장기 전략을 책임지고, 은행장은 은행 경영에 충실하면 갈등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17회)를 거쳐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경제 정책과 예산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로 시장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우리은행 노조원 20여 명은 회견장 앞에서 회추위의 대국민 사과와 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마호웅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시장에서 검증된 우리은행 출신 후보들을 무시한 채 낙하산 인사가 내정됐다"며 "출근 저지 등 반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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