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최장 170km 해저터널 건설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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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중국본토와 대만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건설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노선 선별 작업에 들어갔다. 베이징에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도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해저터널 건설 추진은 양안(중국과 대만)의 인적ㆍ경제적 교류를 더욱 늘려 자연스럽게 통일을 이루려는 중국 정부의 장기 포석이다.

6일 홍콩 문회보(文匯報)에 따르면 중국 푸젠(福建)성 교통청은 지난해 초 칭화(淸華)대의 ‘대만해협 해저터널 연구센터’가 완성한 ‘베이징-대만 고속도로 연구용역 보고서’를 바탕으로 최근 노선 선별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교통부는 2025년까지 수도 베이징과 대만을 고속도로로 연결하는 방침을 이미 2005년에 확정했으며, 양안 해저터널은 그 계획의 일부다. 하지만 현재로선 대만 당국이 이에 응할 가능성이 작아 실제 건설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양안 통합 도움 기대=보고서는 터널이 완공되면 매년 1000만 명 이상이 왕래할 수 있어 양안의 정치ㆍ경제 통합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푸젠성의 루좐궁(盧展工) 성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 주임은 5일 “이번 전인대에서 노선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며 “노선이 확정되는 대로 설계와 재원 조달 문제를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해저터널 건설비가 4000억∼5000억 위안(약 48조∼6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유로터널(총연장 50.45㎞, 해저구간 38㎞) 건설에 들어간 158억 달러(약 15조원)의 3∼4배다.

◇3개 노선 제시=보고서는 진도 7.5 이상의 큰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고 수심도 비교적 낮은 곳을 골라 북선ㆍ중선ㆍ남선의 3개 노선을 제안했다. 북선은 중국에서 대만 북부 타오웬(桃園)을 잇는 125㎞ 구간이다. 거리가 짧고 산업중심지를 지난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과가 크다. 대만 중부 타이중(臺中)으로 이어지는 130㎞ 길이의 중선은 교통 면에서 유리하다. 남선은 대만 남부 펑후(澎湖)섬을 거쳐 자이(嘉義)에 이르는 170㎞ 노선으로 관광산업 진흥에 유리하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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