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A창설 “당장은 큰 영향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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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섬유수출 경쟁력 우위… 전자는 고전 면치못할듯
세계최대의 경제블록 EEA(유럽경제지역)의 창설은 이 지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장기적으로 국내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당장의 수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과 EEA 사이의 교역은 수출이 1백4억달러,수입이 97억달러로 전체수출입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6%와 14%. 세계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EEA의 시장규모에 비해서는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다.
또 EFTA(유럽자유무역연합)가 EC에 수출하는 주력상품이 철강·수산물·목재 등인데 비해 한국의 대 EC수출은 섬유류·신발·전자 및 기계류가 중심이어서 서로 경쟁적이지도 않고 한국의 시장공략이 아직 중저가시장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EEA 창설로 당장 수출에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시장의 확대통합 ▲EFTA의 짙은 보호무역주의가 EC수준으로 완화됨으로써 대 EEA수출이 단기적으로 소폭 늘어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그림참조>
업종별로 보면 EEA가 자리잡아도 섬유·신발쪽은 우리제품의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반면 전자업종은 「약세」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EC통합과정에서 프랑스등 주도국가들이 『일본에 맞서 가전업체를 다시 살려야한다』『외국기업의 유럽현지공장 생산품에 대한 무관세혜택을 현재 부가가치기준 40%에서 북미 자유무역협정 수준인 50∼70%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아 전자업종의 대 EEA 진출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EEA 창설은 「유럽의 요새화」를 부추겨 미·캐나다·멕시코의 북미 자유무역협정에 영향을 미쳐 세계경제의 블록화를 촉진시킬 우려가 크다.
그러나 EEA의 창설은 우리가 대처하기에 따라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무역협회 신원식 조사부장은 『EEA 창설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동구의 EC나 EEA 가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EEA와 EC의 범위가 확대될수록 회원국의 입장차이가 다양해져 역외국가의 대 유럽진출이 생각보다 어렵게되지 않을 수도 있고 동구에 활발히 진출한 한국기업들로서는 동구가 이들 공동체에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이를 바탕으로 대 EEA진출이 손쉬워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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