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어" 떼쓰는 아이 칭찬이 '약'

중앙일보

입력


주부 최모(38)씨의 하루는 '자식과의 전쟁'으로 열린다. 초등 4학년이 되는 딸과 갓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이 속을 끓이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학교 가기 싫다"고 눈물 짜는 아들만으로도 힘에 부치는데 딸까지 "머리·배가 아프다"며 등교 직전만 되면 화장실로 직행한다. 달래고 야단 치고 줄다리기를 해보지만 별무소용이다. '세월이 약'이라지만 어찌 부모 마음이 그런가. 이웃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니 우리 아이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방학을 끝내고 새 학년을 맞는 아이들의 불안증세로 부모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엄마의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해결 방도는 없을까?

새학년·새학교,"괴로워요"=학교에 갓 입학하거나 새학기에 들어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부모 곁을 떠나면서, 방학을 마치고 학교생활로 다시 복귀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 증후군이다. 등교거부는 '분리불안'또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증후군) 두가지 원인에 따른 현상이다. 분리불안은 처음 학교에 입학하는 초등 1년생 시절 잘 나타난다. 아이가 처음 부모와 떨어져 학교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학교가 싫은 것도, 친구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반면 ADHD증후군은 공부가 부담스러운 경우다. 주로 초등 3~6학년 나타난다. 지능이 보통 이상인 아이들에게서 많다. 너무 이른 선행학습 탓으로 학교수업을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아이들이 의욕을 잃고 감기에 걸리거나 피곤.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지어 밤잠을 설치거나 산만해지고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적절한 대처가 중요=새로운 환경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기도 한다. 적응이 안될수록 새로운 놀이감과 친구를 사귀는 등 새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온라인게임은 금물이다. 게임은 아이들의 사회성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이다. 스스로 갇히도록 만들 뿐이다. 산만해진 경우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부모들의 습관이 필요하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하고 싶은 말만 하거나 아이의 말을 중간에 가로막다 보면 아이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아이의 말이 끝나면 "그런데 그게 무슨 시간에 있었던 일이니?"와 같은 질문으로 설명 중 빠진 부분을 스스로 채우도록 하는 것이 좋다. 칭찬도 중요하다. 새학기가 시작되자마자 "공부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면 아이에게 학교는 스트레스의 원천(?)이 될 뿐이다. 류한욱 소아청소년클리닉 류한욱 원장은 "게임을 멀리하게 하고, 능력과 결과보다는 노력과 과정을 중요시하는 칭찬을 많이 할 수록 새학년.새학기 스트레스가 줄고 사회성은 물론 학습의욕도 올라간다"고 조언했다.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