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지반환 이견 “최대 걸림돌”/중동평화회담 잘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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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스라엘 “골란고원만은 못돌려준다”/시리아서 반발 지역회의엔 불참입장
중동 평화회의가 우여곡절 끝에 오는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게 됐다.
걸프전이 끝난후 근 8개월동안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이 회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모두 여덟차례 중동을 순방,이번에 결실을 보았다.
이번 평화회의는 미소의 주선으로 관련국이 전체회의를 열어 자신들의 입장을 천명한뒤 곧이어 이스라엘­시리아,이스라엘­레바논,이스라엘­요르단·팔레스타인등 양자회담을 열어 이스라엘의 점령지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양자회담에 이어 이 관련 당사국은 물론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등 걸프 국가가 모두 참여하는 지역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이츠하크 샤에르 이스라엘 총리는 시리아가 지역회의 불참을 고집하고 있는 점을 지적,『시리아의 이같은 입장은 회의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회의가 실패할 경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가 분명해 질 것』이라며 시작도 하기전에 실패를 우려하고 있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도 『평화로 도달하는 길이 간단치 않으며 우리 앞에 놓인 난제들을 풀어가는데 결코 환상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평화회담의 목표는 두가지. 하나는 48년 이스라엘 건국이후 계속돼온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간의 점령지 분쟁을 해결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내 팔레스타인인의 자치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다.
이스라엘은 우파의 반대가 있었으나 일단 회의에 참석키로 함으로써 점령지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입장은 유엔의 결의대로 점령지 문제를 해결하고 대신 주변 아랍국으로부터 생존권을 인정받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생각하고 있는 점령지문제 해결방식이 아랍국가가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회의의 전도가 밝지만은 않다.
이스라엘은 79년 이집트에 시나이반도를 반환함으로써 점령지는 가자지구,요르단강 서안,골란고원 세곳만이 남았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이 주로 살고 있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은 일정기간 팔레스타인인에게 자치를 허용해 그 결과를 본후 독립을 허용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계획에 반해 아랍국들은 즉각적인 팔레스타인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골란고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에 이미 시나이반도를 돌려주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지역을 빼고는 점령지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즉 이스라엘은 전략요충지인 골란고원은 돌려 주기가 싫은 것이다.
이 때문에 시리아가 지역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시리아의 입장은 이스라엘이 점령지를 반환한다는 약속이 없는한 전체회의와 개별회의는 참석하되 지역회의는 불참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점령지문제가 포괄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분리될 경우 회의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평화회의를 3단계로 설계한 것은 숙원관계인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의 대화를 가능한 연장시켜 보자는 의도에 따른다.
미국은 즉 하루나 이틀간의 전체회의후 개최되는 가장 중요한 개별회의가 실패로 끝날 경우에 대비해 공동이슈를 모아 지역회의라는 것을 만들었다.
즉 계속 대화의 끈을 이어 놓자는 것이 미국의 의도다.
그러나 이 지역회의자체도 성과가 불투명하다.
무기감축문제만 해도 현재 상태에서 무기를 동결한다면 지금 전력이 우세하고 독자적인 무기공장을 가진 이스라엘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아랍측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장애들을 고려한다면 중동평화회의가 단기타결에는 실패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워싱턴 문창극특파원>
◎중동관계 일지
▲47.11=유엔총회,팔레스타인 분할안 채택
▲48.5.14=이스라엘 건국선언
▲48.5.15=제1차 중동전(이스라엘 승)
▲56.10.29=제2차 중동전(이스라엘군 시나이반도 침공)
▲64.5=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창설
▲67.6.5=제3차 중동전
▲73.10 6=제4차 중동전
▲73.12=미·소·유엔 주도로 제네바에서 평화회의 소집
▲78.9=이스라엘­이집트 평화합의(캠프데이비드 합의)
▲80.1.26=이스라엘·이집트 국교수립
▲82.4.25=이스라엘­이집트에 시나이반도 반환
▲88.11.15=알제리에서 개최된 팔레스타인민족평의회(PNC)
▲89.9=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팔레스타인­이스라엘대표 직접대화(카이로대화) 제안
▲90.8.2=이라크,쿠웨이트침공.후세인,팔레스타인문제와 연계
▲90.12.20=유엔 안보리,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억압 비난결의
▲91.10.18=미소,30일 마드리드 중동평화회담 개최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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