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컨셉은 벌거벗은 여성인데 한국에서는 수영복 입혀야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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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제 작업의 컨셉트는 벌거벗은 여성들이 관중 앞에 서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건이 허락치 않아 수영복을 입혀야했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세계적인 행위예술가 바네스 비크로프트(38.사진)는 지난 26, 27일 서울 충무로 신세계 백화점에서 한국인 모델 31명이 참여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1993년이래 세계 각국의 미술관, 공항 등에서 벌인 행위예술 시리즈의 60번째이자 국내 첫 공연이었다.

28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원래의 누드 컨셉트와는 다르지만 그걸 내가 바꿀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벗은 것과 수영복은 원래의 정신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의상을 최대한 누드에 가까운 분위기로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대답하고 넘어갔다. '여건에 따라 작업한다'는 타협적인 모습이었다.

"제 작업은 앞으로 VB61, VB62 등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만족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작업은 대체로 의도대로 진행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60번째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모델을 고르는 첫 번째 기준은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키가 크고 작고, 나이들고 어리고, 외모가 아름답고 그렇지 못하고 하는 식으로 다양하게 고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젊은 모델만 쓰게 됐지요. 그리 다양하게 고르지 못했지요."

과거 12차례의 퍼포먼스를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은 28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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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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