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에 과민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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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차이나 쇼크'가 승승장구하던 전 세계 증시의 뒤통수를 쳤다. 한국 증시도 피해 가지 못했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중국 증시 급락 충격으로 2.56% 떨어졌다. 2월 들어 올려놓은 지수 상승률을 단 하루 만에 다 까먹은 셈이다. 거래소 시장에서 하루 동안 18조원의 시가 총액이 증발됐다.

글로벌 증시 급락의 단초가 된 중국 증시는 연초부터 '이상 신호'를 보였다. 지난해 내내 쉼 없이 오르기만 하던 상하이 지수가 1월 말 급락한 게 첫 번째 신호였다. 끊임 없이 유입되던 글로벌 뭉칫돈이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현상도 처음으로 목격됐다.

미국 증시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다우지수가 9개월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는 등 겉으로는 쾌속 항진했다. 하지만 기업수익 둔화와 이란과의 긴장 고조 등 악재들이 돌출하면서 조정 압력도 커져 왔다. 결국 뉴욕 증시는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당분간 세계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 우선 세계 증시 흐름을 좌우해 온 미국 증시가 적잖이 타격을 입었다. 신흥 증시의 좌장격인 중국 증시 역시 이번 급락에도 불구, 거품 우려가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그간 세계 증시가 최근 4년 새 쉼 없이 올라 가격 부담이 여전한 것도 큰 부담이다. 선진국과 신흥증시를 아우르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월드 지수는 2003년 3월 이래 지금까지 95%나 치솟았다.

한국 증시에는 중장기적으로 호재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발 쇼크로 중국.인도 등 변동성이 큰 신흥 증시에 쏠려 있던 글로벌 자금이 한국.일본.대만 등 좀 더 안전한 증시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투자증권 김영익 부사장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싼 금리로 전 세계에 투자된 엔캐리 자금이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조만간 세계 증시에 다시 큰 충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표재용.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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