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로 테니스대회 유치반대 대한보건협 고응인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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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민건강을 해치는 담배를 선전하기 위해 벌이는 테니스대회는 저지해야 합니다.』
고응인 대한보건협회장(60·한양대 의대학장)은 필립모리스사가 주최하는 말보로 챔피언십 91 국제테니스대회(15, 16일) 서울개최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최근 낸데 이어 정치인·사회단체 등도 대회유치반대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며 다닌다. 『이번 대회는 신문·방송 등 매체에서 금지된 담배광고를 체육대회를 통해 하자는 담배회사의 얄팍한 상혼으로 건전하고 신선한 스포츠정신에도 위배됩니다.』
고회장은 그러나 사기업의 이익이나 광고행위에 간섭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국민 건강보호라는 차원에서 담배회사의 스포츠행사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흡연은 동맥경화·협십증·폐암·뇌경색·뇌졸중 등 성인병의 직·간접원인이며 흡연자 주위의 사람도 흡연자와 똑같은 치명적 피해를 본다는 점에서 자살행위일 뿐 아니라 살인행위이기도 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의 흡연은 이미 위험수준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청소년 흡연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청소년기 흡연이 성인기에 가면 고도 흡연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됩니다.』
금연운동의 시작은 「금연지역의 확산」같은 장기적 운동과 흡연을 유혹하는 모든 선전활동·환경을 철저히 막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17년 전 담배를 끊은 고회장은 『금연을 위한 노력은 마치 출구가 보이지 않는 동굴에 들어가 헤매는 것과 같이 암담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으며, TV에서 담배 피우는 장면조차 엄청난 유혹요인이었다』고 돌이켰다.
고회장은 담배를 앞세운 체육행사는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이나 청소년들에게 큰 유혹이 되므로 마땅히 규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연이 정착하게되면 국가적 차원에서 보건의료비의 막대한 절감과 국민건강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연운동을 방해하는 이번 대회를 정부가 앞장서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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