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도 “대마초 불똥”/극단대표 기국서·배우 기주봉형제등 적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사물놀이패 김덕수씨(40)등 전통문화예술인들의 대마초흡연에 이어 극단대표·연극배우·미용학원장 등 14명이 대마초흡연 혐의로 또다시 무더기 적발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9일 연극배우 기주봉(36·서울 수유4동)·미용학원장 구자룡(39·서울 여의도동 미성아파트)씨 등 5명을 붙잡아 대마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기씨의 형인 극단 76대표 기국서(40)·공급책 장택수(35·무직)씨 등 9명을 같은혐의로 수배했다.
영장이 신청된 기·구씨 등은 지난해 8월 중순 서울 여의도 한강고수부지에서 달아난 공급책 장씨로부터 받은 대마초를 종이에 말아 함께 피우는등 남산도서관앞,승용차안,친구집 등에서 수십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워온 혐의를 받고 있다.
달아난 극단대표 기씨,공급책 장씨등도 이들과 함께 서울·경기도일대 유원지 등을 돌며 대마초를 피운 혐의다.
한국 실험연극의 대표주자격으로 꼽히는 기씨 형제중 형은 89,90년 4편의 햄릿시리즈를 연출해 호평을 받아 지난해 문에진흥원 지원자금으로 독일유학을 다녀왔으며 배우인 동생 기씨는 연극·영화 등에 자주 출연해왔다.
경찰조사 결과 형 기씨가 최근 연출,공연한 연극 『왕자와 호동』에서는 이미 구속된 사물놀이패 김덕수씨가 음악을 맡은 것으로 밝혀져 이들이 서로 교류하며 대마초를 피워온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최근 대마초흡연이 대학생·회사원 등 비교적 지식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무용·전통예술분야 예술인들에게도 광범위하게 퍼져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