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환율 하락 기미 있나, 투자지역 땅값은 거품 없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9면

해외 부동산 투자는 정보 부족에 따른 오판, 사기 피해 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국내투자자들은 외환위기 이후 아직까지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신중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 바람이 불면서 쏠림현상으로 '묻지마' 투자가 유행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명심해야 할 몇 가지 체크 포인트를 알려준다. 가장 위험한 요소는 투자지역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환율의 추가 하락(원화 강세)이다. 금리 인상과 함께 하락세로 돌아선 해외 부동산값이 더 떨어지고 환율마저 더 떨어진다면(원화 강세) 이중의 손실을 입게 된다. 심연진 맵리얼티 이사는 "요즘 미주 지역에 투자하는 사람들 중에는 5년 이상 장기간 보유하겠다는 이들이 많다. 환율이나 집값에 덜 민감한 투자자가 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부동산을 중개하는 일부 업체들은 ▶환율이 지나치게 떨어져 앞으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크고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조정을 받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면 환차익과 가격상승에 따른 매매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개업체의 달콤한 말만 믿지 말고 다른 금융기관이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나름대로 환율 등 거시변수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 이승익 루티즈코리아 사장은 "해외부동산 투자는 단기 시세차익보다 장기 수익을 염두에 두고 자금계획이나 투자 대상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금리 인상 기조를 파악한 후 현지 은행 모기지 대출은 변동 금리가 적합한지 고정금리가 적합한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가별로 부동산 세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양도세와 취득세 부과 여부 등을 빠짐없이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전문상담업체나 대행업체를 구하는 것이다. 일반인이 해외부동산과 관련한 현지 법규나 제도를 모두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남아 일부 국가의 경우 개인 투자가 금지돼 있는데도 가능한 것처럼 속이거나 무턱대고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업체가 있는 만큼 파트너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심 이사는 "투자 목적을 분명히 하고 투자 지역을 정한 뒤 시장정보를 수집해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만한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형업체나 금융기관 지정업체를 추천하고 있다.

허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