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찬씨에 돈 건넨 권영옥씨 "김씨가 돈 요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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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위증 교사 의혹을 제기한 김유찬씨가 2002년에 저술해 출간 직전까지 갔던 ‘이명박 리포트’의 가제본. 21일 이 전 시장 측이 입수해 공개했다. [안국포럼 제공]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종로지구당 사무국장을 지낸 권영옥(54)씨는 21일 김유찬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권씨는 김씨가 위증의 대가로 금품을 전달한 인물 중 하나로 꼽은 'K국장'이다. 다음은 권씨가 거주하는 부천시에서 기자와 만나 나눈 일문일답.

-김씨에게 돈을 준 게 사실인가.

"자꾸 달라고 해 용돈으로 150만원씩 건넸다. 이광철 비서관이 줬다는 목돈도 김씨가 '전세금이 없다' '등록금이 필요하다'며 먼저 요구한 걸로 안다."

-위증의 대가가 아니란 얘긴가.

"누가 누구한테 위증을 지시할 상황이 아니었다. 김씨 스스로 나서 다른 사람들과 증언을 맞췄고 돈도 요구해 받아갔다."

-김씨가 낼 '이명박 리포트'를 봤나.

"김씨가 두 달 전 만나자고 하더니 원고를 보내왔다. 왜곡이 심하고 여자 문제나 재산 문제는 거의 빈칸이더라. 이 부분을 나에게 채워 달라고 했지만 거절했다."

-이 전 시장 측 회유 때문인가.

"지구당을 떠난 뒤 10년간 이 전 시장 측과는 교류가 없다. 오히려 김씨가 책에 가필해 달라며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김씨가 왜 이러는 것으로 보나.

"김씨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 받아 나가려 한다'는 말을 했다. '이런 책 내고 공천 받을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내 책으로 득 보는 쪽에 부탁하면 된다'고 하더라."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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