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 민족문화 세계화·통일에 기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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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은 12일부터 14일까지 연구원대강당에서 국내학자 및 13개국 동포학자등 총 90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세계한민족학술회의를 가졌다. 제2회 세계한민족체전 행사의 일환으로 「세계속의 한국문화」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회의는 재외한인의 「이민생활사」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존」 「민족의식과 모국관」 「지위와 활약상」 「후세교육」등 5개 분과로 나뉘어 재외동포의 현황을 살피고 민족문화의 계승·재창조방안을 모색했다.
현재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동포는 총 4백70여만명. 이는 중국의 2천2백만화교, 이스라엘의 1천5백만 유대인, 이탈리아의 5백50만, 인도의 4백80만명에이어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많은 교포숫자다.
거주국별로 보면 중국 1백92만, 미국 1백35만, 일본 70만, 소련 45만명등 전체의 94%를 차지하는 총 4백22만교포가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4대 강국에 살고있다.
이광규씨(서울대 교수)는「세계속의 한국민족과 문화」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19세기 중엽부터 본격화된 민족의 해외이민사는 최근사에서 우리민족이 경험한 수난과 극복, 그리고 도약을 그대로 반영한 우리 민족의 모습 그 자체』임을 전제, 한민족 이민사를 개괄적으로 정리했다.
1860년대 기근을 피해 두만강을 건너 소련 연해주 지방에 옮긴 것을 시작으로한 1백30년의 해외이민사를 이씨는 『구한말에서 일제초기까지 소련과 중국으로의 이민은 농업이민과 망명이민, 일제중기에서 말기까지 일본으로의 이민은 강제노동이민, 196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캐나다·남미등지의 이민은 엘리트이민, 서독·월남에 파견되었다 귀국하지 않고 유럽·동남아·중동등지로 퍼진 이민은 개별개척 이민』이라고 유형화, 개괄했다. 이씨는 끝으로 『이민의 시기와 형태야 어떠하든 모두 우리정부나 기관으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하고 한민족 특유의 근면성실로 개별적으로 성공을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한편 종합토론에서 김흥수씨(외무부 영사교민국장)는 『우리동포들이 거주국에서 존경받는 시민으로서 안정된 새이활기반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동포들이 거주국과 모국간 관계강화 및 상호이익 확대의 교량역할을 해주어 우리의 국제화에 기여케 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 교민정책』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씨는 『앞으로 정부는 교민사회의 대립과 분열을 방지하고 자율적인 발전을 돕기위해 교민단체를 육성하고, 특히 사회주의권 동포들에게는 거주국의 소수민족정책과 그들 국가가 북한과의 단독수교국이었던 특성에 유의하면서 모국방문기회를 확대하고 한국어교육·한국전통문학 계승·재창조 분야에 중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대숙씨(미하와이주립대교수)는 기조강연 「우리민족의 화합과 장래」를 통해 『남북분단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동포들에게도 반목·대립의 시련을 낳고 있다』며 『세계속의 한민족화합의 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도 해외동포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할 것이며 해외동포들도 이제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할때』라고 강조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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