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의학교류 길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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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리나라·중국의 한의학은 그 뿌리가 같지만 접근방법과 체계는 매우 다릅니다. 중국에서는 최근 한약을 몸에 직접 주사하는 약침요법이 개발돼 주목을 끌고있지요.
양방과 한방이 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체제도 갖춰져 있습니다.
국내한방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꾸준히 교류를 추진해온 것이 의외의 결실을 보게 됐습니다.』
중국길림성 장춘중의학원 초청으로 7월25일부터 17일간 중국을 방문, 중국안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이 병원 명예원장으로 위촉받고 돌아온 성남감초한의원 한상배 원장(49·성남시중동)은 한중간 한방교류는 진료방법뿐 아니라 제도적 교류까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양의학에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돼있는 국내한방의 현실에서 중국한방체제는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
『한방은 음양오행에 뿌리를 둔 형이상학적 의술입니다. 오랜 역사, 축적된 시술경험으로 효험도 입증되고 있어요. 그러나 국내에서 아직 인식이 부족하고 행정적·제도적인 뒷받침도 안되고 있습니다.』
69년 경희대를 졸업한뒤 고향인 성남에서 개업한 그는 국내 개인 한의원중에서는 가장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명의. 하루 평균 3백명이상의 환자가 찾아오고 의술을 배우려는 문하생도 줄을 잇고 있다.
『한방치료는 정성을 다하는 마음부터 시작됩니다. 남의 고통이 자신의 아픔이라는데서 명약이 나오고 처방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한방을 「실행의 의술」이라고 규정하는 그는 실행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89년엔 그리스도신학대학을 졸업, 85년 목사가 되기도 했다. 또 양의사인 부인 유묘신씨(49)와 함께 노인·극빈자들을 하루 50여명씩 무료 진료해주고있다.
『만사를 구도의 신념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방의학이 발달한 동양의학계의 교류도, 국내 양의학·한방의 갈등도 믿음을 세우고 사리사욕을 버린다면 모두 해결될 것으로 믿어요. 아무튼 한중간 의학교류가 양국간민간외교의 초석이 됐으면 합니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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