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황희정승 시향 은은한 반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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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어쩌다가 나라를 둘로 갈라놓는 강이 되었는가 임진강은, 얼마나 하늘의 노여움을 샀으면 가시철망으로 칭칭 묶여 긴세월을 서럽게 살고 있는 것인가, 언제 닫힌 벽을 허물고 갈매기처럼 훨훨 날아다닐 수 있을 것인가 임진강은.
지금은 국토를 가르고 흘러가는 강이 되었지만 분단이 있기전, 그리고 태평성대를 누리던 시절 임진강은 한없이 맑고 자유스럽고 평화로운 강이었다.
서울에서 통일로를 따라 1백리길에 문산읍이 있고 거기에서 서쪽으로 5리쯤 가면 경기도파주군문산읍사목리가 나오고 거기 임진강이 굽이쳐 흐르는 언덕위에 반구정과 앙지대 두 정자를 만나게된다.
발아래 임진강을 굽어보며 북녘땅으로 활짝 눈앞이 틔어있는 자리에 서있는 반구정은 이름 그대로 이나라 역사에 가장 이름높은 명정승이었던 방촌 황희(방촌 황희)가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를 벗하여 시를 짓던 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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