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선물하면 성적 올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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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비만이 늘어나면서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가 작아지는 성조숙증의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여자 어린이의 경우 그 우려가 높으므로 진단해 봐야한다.

2주 후면 개학이다. 새 학년이 되는 자녀에게 부모는 언제나 바란다. 키가 쑥쑥 더 커 건강해지고 학업 성적도 쑥 올랐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개학 전에 한번쯤 병원에 들러 성장판이 닫힐 가능성은 없는지, 비염이나 만성피로 등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은 없는지 알아보는 게 좋다.

올해는 설이 늦어 개학.입학 시즌과 거의 겹친다. 여기다 밸런타인데이까지 있어 자녀를 위한 선물을 고려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휴대폰.MP3플레이어 등 비싼 선물도 좋지만 건강을 챙겨주는 것보다 더한 선물은 없다. 성적은 그 다음에 자연히 오르는 법이다.

특히 자녀가 소아 비만일 경우 최종 키가 평균보다 작을 가능성이 크므로 꼭 의사와 상의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비염이 있으면 머리가 맑지 못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올 수도 있으며 기억력이 감소되므로 치료해 줘야 한다. 자녀가 공부하려 책상에만 앉으면 졸린다면 비장이 허약한 것이므로 치료해야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초경 빠르면 키 안 커=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의학박사.한의학박사)은 1994년부터 어린이 키 성장 클리닉을 전문으로 해왔다. 다른 환자는 보지 않고 성장 관련 진료만 한다. 서 원장은 자녀 키를 키우려면 소아비만은 꼭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아비만인 경우 초등 저학년 때에는 상대적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몸집이 크다. 당연히 나중에 키도 커겠지 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은 사춘기 발달이 1~2년 빨리 나타나게 돼 최종 키가 평균보다 작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난다.

이른바 성조숙증이다. 너무 이른 시기에 성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 그만큼 성장판도 일찍 닫히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키가 평균치 이하인데도 초등 저학년 때 키가 또래보다 7~8㎝ 이상 크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최근 10년 사이 소아비만이 늘어나 어린이 5명 중 1명은 비만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박 원장은 "비만이 사춘기 조숙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증가된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아디코카인 등이 사춘기 중추에 작용해 사춘기 발현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만 여아는 사춘기가 빨리 진행되면서 키 성장이 조기에 멈추는 경우가 많으니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60년간 우리나라 여성의 초경이 4.5세 빨라졌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초경이 빨라지면서 성장 시기를 놓치는 여아들이 의외로 많다. 성장클리닉에서는 처방으로 성호르몬을 조절해 초경과 변성기를 늦추고 초경이 지난 경우에도 성장판 닫히는 속도를 지연시킨다.

박 원장은 평균 키 이상이 되더라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한다. 초경 시기 및 변성기를 예측함으로써 성장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고 조숙증 여부도 확인 가능하기 때문이다. 02-515-8585.

◆학습 클리닉=요즘 총명탕 등 학습에 좋다는 한방 처방이 나오고 있다. 목동청담한의원 박우식 원장은 이에 의존하는 것보다 집중력.학습능력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찾아 해결해 주는 것이 성적 향상에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공부하려고 책상에만 앉으면 졸리는 자녀들이 있다. 책만 잡으면 잠이 오는 것이다. 비장이 약해서 그런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해야 한다. 이런 학생들은 식사 후 바로 공부하면 비장이 더욱 약해져 이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아파트의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열은 없는데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른다면 비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공기가 건조해 그런 줄 알고 그냥 넘기는 이들이 많으나 반드시 치료해 줘야 한다. 비염에 걸리면 머리가 띵해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된다. 무엇이든 귀찮아서 공부할 의욕을 잃고 성적도 떨어지게 된다.

박 원장은 열심히 공부하는 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심지불령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시험을 본다고 하면 지나치게 긴장해 시험을 망치게 되는 경우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너무 긴장해 시험 전날 잠을 설치고 시험 당일은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기도 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 경우 심지불령을 치료해 주면 과민 증상들이 사라지고 기억력도 향상된다고 박 원장은 말했다.

학습 스트레스로 신경성 소화불량이나 신경성 설사에 시달리는 학생들도 있으니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 목에 무엇이 붙어 있는 것 같고 가슴부터 명치까지 불쾌하면서 소화가 안 되고 답답하다. 위를 수세미로 비비는 것 같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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