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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신작 장편 ‘나비야 청산 가자’

중앙일보

입력

1993년 출간되어 500여 만부 이상 판매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통해 밀리언셀러 작가가 된 김진명 씨. 당시 남북 공동 핵 개발을 논했던 그는, 수백만의 북한 주민들을 아사자로 만들고 주변국을 위기로 몰아넣는 북한의 핵 개발을 보아오며 통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무궁화…’ 이후 14년 만에 작가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다시 핵을 다룬 신작 장편소설 ‘나비야 청산 가자’(전 2권, 대교베텔스만)를 발표했다. 이 소설은 350만부를 돌파한 댄 브라운의 ‘다 빈치 코드’ 등 팩션(faction) 대작들을 잇따라 출간한 대교베텔스만 출판사가 2007년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배경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대한민국형 팩션’이다.

미국에서 유학한 핵 고폭장치 전문가 윤문선 박사. 그는 북한의 핵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자진해 북으로 건너간다. 허나 굶주림에 지친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실상을 본 그는, 핵 개발 현황을 보고받으러 원산의 108사령부에 들른 김정일 위원장을 120시간 동안 감금시키고 물 한 방울 주지 않은 채 굶긴다. 수백만의 북한 주민을 아사자로 만들며 핵 개발에 몰두한 김 위원장을 북한 주민들과 똑같이 굶긴 것이다.

또한 소설은 2006년 10월 29일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갖는 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시점에서 미국 측 6자 회담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이 잠적했던 사실에 주목한다. 미국 UCLA에 유학 중인 대한민국 젊은이 샨과 주한 중국대사의 아들 조셉은, 실종된 여동생 유니스의 행방을 추적하던 중 북한의 핵 개발 뒤에 숨겨진 미국의 음모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야욕을 알게 된다. 바로 10월 29일 그 시간 힐 차관보는 남태평양의 피지 섬에서 중국의 고위 관리와 비밀 협상을 가졌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 협상 내용은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을 경우 과거 남과 북을 분단시켰던 1945년의 얄타회담과 같이, 미국과 중국이 평양에서 원산을 잇는 선을 경계로 남과 북을 단계적으로 나누어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나 국민과 아무런 협의 없이, 마치 1905년에 맺어진 가쓰라-태프트 밀약처럼 또다시 강대국들의 담합에 의해 한민족의 주권이 침탈당하는 것이다. 이들이 밀실 협약의 진상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모험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며, 그 와중에 중동으로 핵무기를 싣고 떠난 북한 선박과 이를 나포하려는 미국 PSI 특공대 사이의 위기 촉발 사건 등이 소설에 긴박감을 더해준다.

정확하고 냉철하게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의 상황과 2007년 말 치러질 대선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소설에 담았다. 대선 후보들의 실명을 그대로 실어 몇몇 신문들에서는 한바탕 소동을 부리기도 했다. 프랑스에 있는 국제선거단체 ‘앙가주망’에서 연락을 받은 국내 선거대행업체 사장인 젊은 여인 감노을은, 2007년 한국 대통령선거의 정국을 뒤집어엎을 시나리오의 내용을 알게 된다. 또한 대한민국의 대선과 관계된 국제적 음모를 추적하는 국정원을 따돌리고 앙가주망에 거금을 내놓고 시나리오를 전달한 의뢰인 가네히로를 일본에서 만나 그의 정체와 의도한 바를 알게 된다.

소설의 결말 부분에서 작가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북한 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바로 남북 공동 비밀 프로젝트인 ‘나비야 청산 가자’를 통해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미국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게 된다는 것.

김진명 씨는 지난 1일 UN 주재 북한 대표를 통해 그의 이번 소설을 편지와 함께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냈다. 그의 편지와 함께 이 소설을 읽을 김 위원장이 소설 속 내용처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핵 폐기를 결정할 것인지에 대해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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