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따라 해 보자! 왕비의 재테크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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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찌2900만원 전세금으로 신혼 첫 출발을 한 이후 부동산 재테크를 통해 결혼 10년 만에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모은 권선영(35.간호사)씨. 그녀는 인터넷과 각종 언론에서 '왕비'라는 닉네임으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녀 스스로도 알고 있다. 적지 않은 종자돈으로 강남에 아파트를 사서 10억원 번 주부라면 우리나라에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그러나 이렇게 단순하게, 또 운 좋은 방법만으로 큰 돈을 벌었다면 자신이 지금처럼 유명한 '왕비'가 되지는 못했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2만 명에 육박하는 회원 수를 거느린 인터넷 다음 카페 '왕비의 부동산 재테크'를 아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고 '왕비의 재테크'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운 야무진 그녀. 분명, 특별함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장시간의 인터뷰와 그녀의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부모 잘 만나 첫 자산이 많았던 것도, 많은 연봉을 받는 직업도 아니고, 부동산 활황지인 서울이 아닌 대구에 거주하는 그녀가 악착같이 공부하고 노력한 결과로 '작은 부자'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는 일이구나' 싶으니 가슴이 뛴다. 그녀가 어떻게 재테크의 여왕이 되었는지, 그 일지와 무릎을 치게 만드는 투자 가이드, 남다른 생활 경영법을 지면에 담아본다.

아주 특별한 왕비의 재테크 일지

간호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직후 1995년 23세의 나이에 결혼을 감행했다. 전세 자금 2900만원으로 신혼 생활을 시작. 결혼 후 3년 동안 '내 집을 갖기 전까진 아이도 갖지 않겠다'는 각오로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보일러 기름 값이 아까워 전기 장판만 깔고 살았고 알콩달콩 신혼의 단꿈을 즐기기보다는 퇴근하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가 재테크 관련 서적을 찾아내거나 이 동네 저 동네 부동산을 찾아다녔고 저녁엔 잠자는 시간 아껴가며 공부에 몰두하는 게 일상이었다. 이렇게 부부가 악착같이 맞벌이를 한 결과 3년 만에 7000만원의 종자돈을 모아 98년 당시 급매물로 나온 2억3000만원짜리 다가구 주택을 매입했다. 은행 빚 3000만원을 얻고 전세를 끼고 구입한 것. 은행 이자가 18% 확정금리인 시절이었으니 참으로 과감한 선택이었다. 이후 구입한 다가구 주택에서 매월 들어오는 월세와 병원 퇴근 후 옷가게 아르바이트까지 해서 모은 수입 등을 총동원, 은행 빚을 갚아 나갔다. 2003년엔 전세를 안고 소형 아파트를 9000만원에 구입했는데, 이 역시 수입이 생길 때마다 전세를 빼고 월세로 전환, 월세로 들어오는 수입은 더 늘어나게 된다. 그 이후에도 2004년 미분양 아파트 구입을 시작으로 2005년과 2006년에도 각각 아파트를 구입했으며 최근 그녀의 '꿈'이었던 상가 주택을 경매를 통해 입찰 받았다.

이렇게 끊임없이 부동산을 사들일 수 있었던 데에는 집장만 1호였던 다가구 주택부터 그 이후에 구입한 집들에서 발생하는 월세 수입이 가장 큰 힘이었다. 남들은 번듯한 아파트에 들어가 '엉덩이에 자산을 깔고' 그 빚을 갚아 나가는 걸로 시작했지만 그녀는 당시 주변에서 다 반대하던 다가구 주택을 선택, 월세 수익을 담보로 새로운 부동산을 확보해 간 것이다. 첫 집을 구입한 후에도 아이를 멀리 친척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생이별을 겪으며 퇴근 후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억척스러운 삶을 살아온 덕분에 오늘날의 왕비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시련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온갖 돈 다 끌어 모아 첫 주택을 구입한 직후 400만원 정도의 세금을 낼 돈이 없어서 친척들 찾아다니며 수모를 겪었던 일, 친정집이 경매로 넘어가 새집을 얻어주며 그 빚까지 떠안게 된 일, 시아버지 역시 주식으로 큰돈을 날려 그 돈을 갚아주어야 했던 일 등 안 입고, 안 쓰고, 심지어 먹는 것까지 아껴가며 살아온 그녀에게 너무나 가혹하다 싶은 사건들이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다. <팟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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