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장범 자수」 세모·구원파 공작/사회(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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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입부정 확산… 건대 전 총장등 줄줄이 구속
한여름의 이상저온현상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비롯,전국 대도시는 공동현상을 빚은 바캉스의 한주일이었다.
한달째를 맞는 오대양사건은 이번주에도 양파껍질을 벗기듯 의혹의 베일이 한꺼풀씩 벗겨지면서 현직경찰관이 집단자수자들을 교육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나 자수동기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또 재단이사장·전 총장 등의 구속사태를 몰고온 건국대입시부정은 사학주변의 공공연한 비밀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성대·부산고신대 등이 입시부정 회오리에 휘말렸다.
○경찰이 자수교육 시켜
○…오대양사건과 관련,구원파 신도인 서울 서초경찰서 정보과 이영문 경사(36)가 구원파 및 세모 간부들과 함께 암매장범들에 대해 1년여 동안 「자수교육」을 시킨 사실이 중앙일보 보도를 통해 처음 밝혀진 것은 그동안 오리무중을 헤매던 범인들의 자수동기를 규명하는 전환점이 됐다.
검찰은 그동안 (주)세모의 유병언 사장이 송재화 여인 등을 통해 거액의 사채를 모집,가로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유 사장을 구속시켰지만 정작 범인들이 왜,어떤 과정을 통해 자수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경사 등의 치밀하고 계획적인 자수교육이 드러남에 따라 세모와 구원파가 합작으로 이들의 자수를 「지시」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의 당면과제는 ▲세모와 구원파가 무엇 때문에 지난달 10일을 택해 이들을 자수시켰으며 ▲자수배경이 87년 당시의 32명집단변사와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밝히는 것이다.
○잇단 투서로 전전긍긍
○…대학내부 투서에서 비롯된 건국대 입시부정사건은 서울지검의 수사로 전모가 드러나 유승윤 재단이사장(41)·권영찬 전 총장(63) 등 6명이 5일 구속수감돼 또 하나의 대형입시부정으로 기록되게 됐다.
검찰은 전 총장 등과 함께 건대의 서울 및 충주캠퍼스 부총장과 재단관리이사까지 구속,입시부정 문제에 대한 국민의 감정을 감안한 듯 단호한 척결의지를 보였다.
입시부정은 88년 입시관리가 대학에 맡겨진 뒤부터 실무자선 부정에서 대학수뇌부에 의한 부정으로 양상이 달라져 왔으며 입시부정으로 재단이사장과 총장이 한꺼번에 구속된 것은 89년 9월 동국대사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권 전 총장은 재단의 입시부정을 통한 기부금조성제의에 대해 몇차례 거절했다가 결국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구속수감 때 유 이사장이 권 총장에게 『총장님,면목이 없습니다』라고 말해 자신이 주도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이 사건은 미리 부정입학 규모와 학과별 액수까지 정하고 호텔에 창구를 마련해 이루어진 것이어서 대학사회 도덕성실추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
또 6일부터는 성대에서도 91학년도에 입시부정이 있었다는 투서(대학측은 강력 부인)가 나돌고 부산고신대 의학부동창회가 86,88학년도에 역시 입시부정이 있었다며 재단이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폭로가 잇따라 사립대학들을 전전긍긍하게 했다. 교육부는 일련의 과정에서 소극적 감사자세로 일관,지탄을 받았다.
○교육위원 선출 타락 얼룩
○…30년만에 부활된 교육자치제의 핵심기구인 교육위원회의 교육위원 선출이 8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15개 시·도의회에서 이루어져 2백23명의 교육위원이 탄생했다.
이번 선거는 정당의 후보내정·금품제공 등으로 얼룩진 가운데 치러져 선출절차·후보자격 등에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선거결과 예상보다 교육비경력자의 진출이 줄어 29%선에 그쳤다.<김종혁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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