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개헌 '마이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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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개헌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6일 청와대에서 만난다.

청와대 김정섭 부대변인은 4일 "개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며 당 개헌 특위 소속 유재건 위원장과 김영춘.임종석 부위원장, 민병두 간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헌안 발의를 앞둔 각계 의견 수렴 작업의 일환이라고도 했다.

특히 오찬을 겸한 이 간담회에는 김근태 의장과 장영달 신임 원내대표 등이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이 김 의장을 만나는 건 1월 11일 당 지도부.고문단과의 간담회에서 개헌안 제안의 취지를 설명한 뒤 20여 일 만이다.

열린우리당은 지금 창당 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창당 주역 중 한 명인 천정배 의원이 이미 탈당한 데 이어 추가 집단 탈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중에 원내 2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면 노 대통령은 1월 24일 참여정치실천연대 소속 일부 의원들을 만나 통합신당파에 양보하라는 뜻을 전했을 뿐 이후의 집단 탈당 움직임과 관련해 침묵만 지켜 왔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노 대통령이 침묵하는 이유를 "미묘하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자칫 쓸데없는 오해를 사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6일 모임도 개헌안 발의 시점 등과 관련해 당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며 "청와대의 현 입장은 당 내부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집단 탈당에 서명한 의원 수가 20명을 넘는 데다 이들의 결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노 대통령이 계속 침묵만 할지는 의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먼저 대통령의 의견을 물어볼 수도 있다"고 해 6일 모임에서 탈당 사태와 관련한 대통령의 언급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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