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책읽기] 능력? 화합? 그걸 믿다간 당신, 회사에서 찍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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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신시야 샤피로 지음, 공혜진 옮김,
서돌, 272쪽, 1만1000원

▶상사와 틀어져도 새로운 상사를 만나면 괜찮다. ▶인사고과는 업무 실적에 좌우된다. ▶병가나 육아휴직은 보호되는 권리다. 이런 항목에 동의한다면, 회사 생활 너무 만만히 보는 것이다.

지은이는 일단 '상사는 영원하다'고 못박는다. 상사는 갈릴지라도 그가 남긴 평판은 영원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인사고과는 자신이 판단하는 업무 실적이 아니라 상사의 시각에 따라 매겨진다. 또, 병가나 육아휴직이 법적으로는 '보호'될지 몰라도 회사 입장에선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거나 복귀 후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직원을 꺼릴 수밖에 없다.

능력있다고 환영받는 것도 아니니 함부로 똑똑한 체하지 말란다. 회사가 겉으로 내세우는 정책을 따른답시고 설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그건 대외 홍보용일 뿐이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친구를 만들 생각도 말란다. 경쟁과 우정은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피하는 일을 떠맡는 '자원봉사'야말로 회사에서 높이 평가받고 보호받는 비결이란다. 마냥 어려보이게 하고 다니거나, 반대로 임원에게나 어울릴 흰 머리를 고수하는 것도 나쁜 이미지를 남긴다고 지적한다. 승진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며, 앉아선 안될 자리 구분하는 법도 알려준다.

지은이는 회사는 물론 일과 관계되는 사람이 있는 그 모든 곳은 자신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조언한다. 그곳에선 늘 충성심.애사심과 주인의식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여태 그렇게 못했다면, 해서는 안 될 일들만 줄곧 해왔다면 포기할 것인가. 다행히 부정적인 모습을 없애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회사는 새로운 모습을 곧 받아들일 거란다.

미국의 대기업에서 인력개발팀장과 부사장직을 맡으며 기업 규범과 전략을 관리했던 지은이는 현재 기업 컨설턴트로 고용주와 경영자 등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칼자루 휘둘러본 지은이가 반대로 그 칼날 앞에 선 직원들의 대응방법을 조목조목 알려주는 셈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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