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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흡연 무전금연 웬말인가" 네티즌 열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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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들이 정부의 담뱃값 인상에 맞서 반격에 나섰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엔 최근 '흡연자들의 대반격'이란 카페(커뮤니티사이트)가 생겼다. 이들은 카페에서 "떳떳하게 흡연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며 "애연가들이 힘을 합쳐 흡연자들을 깡그리 무시하는 정부에 맞서자"고 촉구했다.

홈페이지 초기 화면엔 영화 '친구'의 주인공 유오성과 장동건이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는 모습을 담은 포스터가 띄워져 있다. 개설한지 보름이 지난 현재 회원은 78명.

'fado'라는 네티즌은 "그나마 힘든 나날을 위로하는게 한잔의 소주와 담배 한가치"라며 "담뱃값이 5백원 인상돼 큰 고통을 받을 서민들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lovewisdom'은 "정부가 담뱃값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강증진기금으로 공공보건의료지원사업이나 국제보건의료지원사업을 할 계획이라지만 이는 정부 예산으로 해결돼야 할 사업"이라며 "왜 애연가들이 그 무거운 짐을 져야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흡연은 자신의 건강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며 "이 참에 아예 담배를 끊으라"고 권하기도 했다. '포토'는 "담배 피는게 뭐 자랑이라고 이렇게 당당한가"라며 "이런 카페가 왜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아이러브스모킹'이란 흡연자 사이트에선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는 '백만명 서명받기'와 '담배값 인상 반대 위헌 소송 제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소득수준이 1만달러 언저리를 맴돌지만 담뱃값만큼은 선진국"이라며 "애연가들이 '유전흡연 무전금연(有錢吸煙 無錢禁煙)'의 상황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그동안 논란이 돼온 담뱃값 인상 문제와 관련해 내년 7월에 5백원을 올리고 2005년 7월에 다시 5백원을 인상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방침에 관련 부처가 합의했으며 26일 고건(高建)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공동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각 부처가 매년 흡연율을 조사해 현재 60.5%인 성인 남성 흡연율이 선진국 수준인 30% 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담뱃값을 올리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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