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스타트 마을' 3년 …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첫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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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스타트 성남마을 아이들이 공부방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3년간의 위 스타트 실험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중앙포토]

한국형 빈곤 아동 지원 프로그램인 '위 스타트(We Start)' 사업이 3년 만에 어린이와 부모들을 확 바꾸어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이봉주 교수 등 6명의 연구원은 2005년 12월 말과 지난해 12월 말 각각 위스타트 군포.성남.안산 3개 마을 아동 398명의 1년간 변화를 비교분석한 '위 스타트 마을 사업 효과성.효율성 평가보고서'를 31일 내놓았다. 위 스타트 사업에 대한 첫 성과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36개 조사항목 중 전체적 성과는 15개 항목, 부분적 성과는 9개로 66.6%의 항목에서 성과가 있었다. 성과 없는 항목은 9개, 부정적 변화는 3개 항목이었다.

우선 학업성취도가 크게 향상됐다. '보통 이상'은 2005년 말 57.1%에서 지난해 말에는 75.3%로 늘어났으며, '아주 못한다'고 응답한 아동이 6.4%에서 4.0%로, '보통 이하'가 28.6%에서 15.9%로 줄어들었다.

정서 측면에서는 위축.우울.불안 등이 36.8%(학령기 아동)에서 35.3%로, 비행.공격성 등의 문제도 39.4%에서 38.4%로 줄어들면서 자신감이 향상되고 친사회적 행동이 증가했다.

부모와 가정 환경도 좋아졌다. 우울 증세를 느끼는 부모는 6.4%에서 3.9%로 줄어든 반면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학부모는 22.1%에서 34.0%로 늘어났다. 자녀가 대학까지 졸업하기를 기대하는 부모는 68.6%에서 72.4%로 증가했다. 아이와 놀아주는 부모도 늘어나 하루에 4시간 이상 방치되는 아동도 12.9%에서 11.1%로 줄어들었다.

반면 아동의 성장발달 지연과 장애 정도는 더 늘어났으며 부모의 훈육 방법과 양육 스트레스에서는 부정적인 변화가 감지됐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위 스타트 사업을 통해 부모들이 예전엔 몰랐던 자녀의 문제를 인지하게 됐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봉주 교수는 "위 스타트 마을처럼 교육.복지.보건 3개 분야 전문가들이 빈곤 아동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것은 한국에서 첫 시도"라며 "외국에서 이렇게 단기간에 큰 성과를 보인 사례는 없어 위 스타트 운동 결과가 아주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헤드 스타트 운동으로 혜택받은 빈곤 아동이 20년 동안 사회에 공헌한 것을 금액으로 환산한 결과 초기 투자 대비 10배 가까운 이익이 사회에 돌아왔음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위 스타트 운동=가난한 아이들에게 공정한 복지(Welfare)와 교육(Education)의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출발(Start)을 도와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 주자는 운동이다. 2004년 3월 중앙일보와 한국복지재단 등에 의해 시작됐다. 지역센터를 만들어 빈곤 아동과 부모에게 개별적인 사례 관리를 해준다. 위 스타트 마을은 4개 시.도 18곳이 운영 중이다. 홈페이지 : westart.or.kr. 후원 문의 : 02-318-5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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